식물사회 Flora Society
2014.3.27 - 4.20

식물사회 
Flora Society 

 

 

 

 

 

전시 개요 
- 글, 임혜진

갤러리 팩토리는 2014년 3월 ‘식물’을 주제로 하는 전시 <식물사회 Flora Society>를 개최한다. ‘식물’의 물리적 존재 자체를 적극적으로 작품에 사용하거나 식물의 생태적 속성을 드러내는 작업들에 주목하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식물의 근원적 속성이나 생태적 의미, 식물과 일상, 인간 사회와의 연결 지점 등을 고민하는 동시대 미술 작가들의 작업들을 소개한다.

자연 환경의 변화, 생태계의 파괴, 기계 문명과 고도 개인 사회와 같은 문제적 이슈들이 현대인의 삶에서 여전히 제기됨에 따라 인문·사회·과학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분야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있어 왔으며 동시에 시각예술가, 디자이너, 건축가 등 많은 예술가들이 생물의 유기적 형태, 자생적 속성을 작업에 반영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 전시는 그 가운데 인간을 포함해 생물이 살아가는 생태계에서 ‘식물’이라는 구성체에 주목하여 ‘생성과 소멸’, ‘반복과 진화’, ‘생태적 태도’, ‘생명’, ‘시간(일시, 영속, 순환)’, ‘유기성과 유연함’ 등의 키워드를 가지고 전시를 포함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주제에 접근하고자 한다.

<식물사회 Flora Society>전시에는 국내외 작가 5명(팀)이 참여하여 기존 작업을 주제와 공간에 맞춰 발전시키거나 리서치를 바탕으로 한 신작들을 제작해 선보인다. 

김주현은 유기적으로 쌓여 하나의 형태를 이루는 나무 구조물 위에 살아있는 식물들을 두어 전시장 외관과 내부에 설치한다. 작가는 자연 생태의 여러 요소들이 만들어 내는 상호 연관성에 관심을 가지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고민해왔는데, 이번 전시 작업들은 그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과학적 체계와는 다소 거리가 먼, 지극히 사적인 방식으로 오랜 시간 식물들을 관찰하고 분류하고 기록하며 작업에 반영해왔던 작가 박선민은 이번 전시에서 실제 식물들을 이용한 설치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흑색과 백색을 기준으로 ‘색’으로 분류된 식물들이 중심이 될 것이다.

나타샤 프리치(Natasha Frisch)는 트레이싱 페이퍼(tracing paper)를 이용하여 자연과 일상의 여러 형태들을 만들어왔는데 이번 전시에는 도시 한 켠 길모퉁이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혹은 지나칠 수 있는) 녹색 공간 속 작은 식물들을 영상과 설치 작업을 통해 조명한다. 영상 작업에서는 실제 식물과 작가가 만든 종이 식물이 나란히 놓이고 공기에 흐름에 따라 그 두 가지 식물들의 미세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킷-토스트(Kit-toast)는 목공, 니팅(neating), 디자인, 출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다. 이번 전시에는 니팅을 이용한 목공 구조물 작업이 전시 공간에 장소 특정적으로 설치되어, 다른 작품들 사이를 오가며 공간에 입체적으로 개입할 것이다. 

갤러리 팩토리 2층에는 리슨투더시티(Listen to the City)의 책과 드로잉이 전시된다. 도시성에 대한 사고를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온 콜렉티브인 리슨투더시티는 최근 수년간 4대강 개발지 주변의 식생들을 관찰해왔다. 그 과정과 결과물에 담긴 강과 식물에 관한 이야기를 전시 작업과 워크숍을 통해 구체적으로 나눌 것이다.

또한 전시에는 참여자들이 제공하고 리서치를 통해 마련한 자료 아카이빙이 포함된다. 그리고 이번 전시는 일정 기간 동안 열리는 전시의 형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행형 프로젝트로서 지속되며, 기획자, 참여 작가, 생태/식물 전문가 등 다양한 참여자들이 다각적인 협업의 방식을 통해 만들어가고자 한다.

 

 

 

들어가며


식물사회 전시에 부쳐 

- 글, 홍보라 

아주 작은 문을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그 문을 열어 발을 들여놓게 되면서 그 안에 상상도 못 했던 만 가지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을 때의 당혹감. 혹은 그 작은 문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토끼굴처럼 무한한 복잡계로 이어지는 통로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처음엔 그저 내 주변에 식물에 대한 애착이 강한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는 정도였다. 관상용 식물이든 장식용 식물이든 혹은 식용으로 허브나 채소 텃밭 가꾸기를 한다든가 하는 다양한 이유와 양상으로 식물은 어느새 내 삶에 한 발짝 가까이 와있었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내 주변의 몇몇 사람들은 밀어와도 같은‘식물언어’로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그들만의‘식물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러니까 약 일 년 전, 이웃의 한 디자이너는 파티션 대신 크고 작은 화분들로 자신의 앉은키 높이의 탑을 쌓아 사무실 내에 자신만의 밀실을 만들었다. 들쑥날쑥한 화분들 위로 엿보이는 그의 정수리에서 상상도 못 할 업무 스트레스가 연기처럼 뿜어져 나오는 느낌이었는데, 그 식물 화분으로 쌓아 올린 탑은 마치 정글 같은 현실 세계에서 그 자신을 보호하는 불완전한 방패막이처럼 보이기도 했다. (아래 이미지 참고. 일러스트레이터: 노혜정)

 

이런저런 작은‘발견’들이 층층이 쌓여가는 가운데, 식물은 어느새 거실이나 사무실을‘꾸미는’ 보조 장치에서 큰 폭의 한 걸음을 내디뎌 화이트 큐브 안으로 성큼 들어와 있었다. 식물이 예술행위에 등장하는 빈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요사이, 그들은 작품의 소재나 재료가 되기도 하고, 또 전시에서는 공간 설치의 필살기처럼 작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식물의‘물리적 존재’가 작품이나 전시 일부로 편입되는 현상에서 시작해 식물의‘근원적인 속성’이나 ‘생태적 의미’까지도 동시대 예술의 중요한 개념이나 철학과 맞닿아 경계 없는 다양한 예술적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 혹자는 현대인이 지닌 원시에 대한 동경이나 자연계에 대한 (무의식적인) 회귀본능을 이야기하고, 또 다른 이는 현대 사회의 복합적인 위기의식에 대한 현실 도피적인 심리상태의 반영으로 이‘식물 현상’을 해석하기도 한다. 마치 이웃의 디자이너가 식물 화분으로 요새를 쌓아 올린 것처럼 말이다. 
식물은 개체로도 또 집단으로도 이미 온전한 하나의 세계이자 소우주이다. 
식물은 그 하나에 작은 세계를 담고 있기도 하고,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통해 개체들이 흩어지고 모이면서 하나의 사회를 이루기도 한다. 그저 연약하고 아름다운 관상의 대상이나 보호의 대상이 아닌, 생존을 향한 강인함, 잔인함, 기괴함을 모두 빠짐없이 지닌 하나의 온전한 주체이다. 나는 이제 그 무한한‘식물 세계’로 향해 들어가는 쪽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한 발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프로그램
1. <식물사회> 워크숍 01 : 3월 14일 금요일 저녁7시 30분
보태니컬 아티스트 이소영의 식물을 이해하는 방법에 관하여 - 도시의 식물, 숲의 식물
- 강의 진행

2. <식물사회> 식물가게 1 : 3월 27일 목요일 오후5시-저녁8시
- 화초와 같은 여러가지 식물들을 판매하는 샵 진행

3. <식물사회> 워크숍 02 : 4월 4일 금요일 저녁 7시 30분 
보태니컬 아티스트 이소영의 식물을 이해하는 방법에 관하여 - 식물의 삶을 그립니다. 
- 식물을 관찰하고 직접 그려보는 세밀화 워크숍 

4. <식물사회> 식물가게 2 : 4월 5일 토요일 오후3시

 

5. <식물사회> 워크숍 03 : 4월 12일 토요일 오후4시
리슨투더시티의 세가지 생태학 내성천의 모래와 식물사회 
- 강과 식물에 관한 이야기와 DIY 정수기 만들기 워크숍으로 구성

6. <식물사회> 기획자 & 참여작가 토크 + 식물가게 3 : 4월 19일 토요일 오후4시



작가소개


김주현 은 개체 단위들이 일련의 법칙으로 결합되는 형태와 구조를 조각적 방법으로 연구하는 미술가이다. 나아가 프랙탈, 카오스, 복잡성과 같은 현대 과학의 사유를 조각으로 가시화하고, 이를 통해 현대 미술의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와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미술대학에서 수학하고 12회의 개인전을 포함해 활발히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나타샤 프리치 Natasha Frisch는 자연의 세계에서 영감을 얻어 종이 테이프나 여러 오브제를 이용한 모델 제작과 설치를 통해 작업을 제작한다. 거리의 작은 식물 옆에 종이로 재현한 풀, 꽃 등을 병렬 배치하여 작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일련의 비디오 작업이 대표적이다. 나타샤 프리치는 RMIT 대학에서 예술학을(Media Arts - Honours)를 수료하고, 국제적으로 다수의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

박선민은 독립 예술 잡지 버수스(Versus)의 아트디렉터이자, 사진, 영상, 설치를 중심으로 공간 디자인, 아트 디렉팅, 출판 등을 아우르며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미술가이다. 생물학과 조소를 공부한 후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로즈마리 트로켈 (Rosemarie Trockel)의 지도하에 마이스터슐러를 사사했다. 

리슨투더시티 Listen to the City는 박은선, 김준호, 우에타지로, 정영훈, 권아주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각 예술 공동체이다. 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술의 역할이 무엇인지, 또 도시의 욕망과 예술의 관계는 무엇인지 탐구한다. 예술,건축 독립잡지 어반드로잉스(urban drawings)를 출판하고 있으며, 강과 생명에 관련한 담론을 만드는 독립 공간 스페이스 ‘모래’를 운영하고 있다.
킷-토스트 Kit-toast는 김보경과 김청진으로 구성된 콜렉티브인 ‘25시 세일링’이 운영하는 일종의 자발적 경제시스템이다. 가구/니트 디자인 및 제작, 그래픽 디자인, 출판, 공간 연출 등에 주력하며, 작업을 하기 위해/작업을 하며 부딪히는 경제적 난관을 이 시스템을 통해 돌파해보려 한다. ‘킷-토스트’의 물건은 기본적으로 본인들의 필요에 의해 제작되며, 이를 토대로 에디션을 제작하고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약간의 변형도 허용한다.

 

 

 

 

 

 

전시 비디오 아카이브 

 

 

 

 

 

 

전시문의
갤러리 팩토리
전화 : 02-733-4883
이메일 : galleryfactory@gmail.com
웹사이트 : www.factory483.org



Overview
Title : Flora Society 
Duration : March. 27, 2014 - April. 20, 2014 
Artist : Kim Joohyun, Park Sunmin, Natasha Frisch, Listen to the City, Kit-toast, Lee Soyoung 
Curation : Lim Hyejin, Hong Bora 
Hours : Tue.- Sun. 11:00 a.m. - 7:00 p.m.

 

Inquiry
Gallery Factory
Tel : 02-733-4833
E-mail : galleryfactory@gmail.com 
Website : www.factory483.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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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대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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