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선 가능한 일들 The Other Side of the moon
2008.5.9_6.1

그곳에선 가능한 일들
The Other Side of the moon
by 이유진, 최원정, 허정은


 

 

5월9일부터 6월 1일까지 갤러리 팩토리에서 열리는 <그곳에선 가능한 일들>전은 1990년대 이후 오랫동안 미술계의 가장 큰 화두였던 ‘일상’의 틀에서 약간 비켜나 익숙한 일상의 이면에 숨겨진 개인적 감성들을 마술적인 분위기와 초현실적인 이미지들로 풀어낸 세 명의 젊은 작가들을 소개한다. 전시에 참여한 이유진, 최원정, 허정은은 각각 회화와 설치, 영상이라는 매체를 사용하여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드는 풍부한 상상력과 평범한 일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돌아보게 하는 힘을 지닌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곳에선 가능한 일들
글_ 곽현정

 

1990년대 이후 미술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다루어진 화두 중 하나는 ‘일상’이다.

어떤 이는 이를 모더니즘의 실험정신이 예술의 영역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일어난 결과로 해석을 하고 어떤 이는 거대하지만 공허한 담론들에 대한 반발로 사적인 영역의 풍경 속에서 삶의 가치를 재인식하려 했던 예술가들의 시도로 설명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예술의 주제가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어떤 것들로부터 손에 잡히고 눈으로 확인되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곳으로까지 경계를 넓혀 안착했다는 사실이다.
 

달의 저편,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그리움

생활 속의 익숙하고 사소한 이미지들을 통해 예술적 의미를 생산해내는 일상성의 매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그런데 그 일상이나 현실의 이면에는 무엇이 존재할까?

갤러리 팩토리의 본 전시는 일상적인 삶의 그늘 속에 깃들어있는 개인적인 감성들을 마술적인 분위기와 초현실적인 이미지들로 풀어낸 젊은 세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의 작업은 현실에서 벌어지는 어떤 특정한 사건이나 상황에 기반하고 있기 보다는 기억이나 꿈과 같이 의식과 무의식이 교차하는 지점의 심리적 풍경들을 그려낸다. 그러나 이들 작가들이 내면 세계의 표출에 대한 과다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거나 현실과 완전히 괴리된 어떤 세계를 지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작품은 작가 개인이 일상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며, 현실적 소재에 더해진 풍부한 예술적 상상력으로 현실과 초현실의 세계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일상 속에 무뎌진 감각들을 일깨우는데 주의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진은 유화라는 가장 전통적인 매체를 통해 현실과 상상이 교묘하게 얽혀있는 마술적 사실주의를 보여준다.

그의 작업 방식은 어떠한 구체적 계획을 세우거나 드로잉 과정을 거치지 않고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 당시의 감정과 기분에 몰입한 채 떠올려진 이미지들을 형상화하고 지우고 고치기를 반복하며 조합해나가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화면 속 공간은 지극히 구체적으로 묘사된 사물과 풍경들로 채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어젯밤 꾸었던 꿈 속처럼 아득하다. 그러므로 작품에서의 새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하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작가에게 묻거나 해석하는 일은 무의미하다. 이성의 법칙이 통하는 보편적인 가치와 의미들에서 벗어난 그 모호함을 통해 작가는 개인적인 기억, 감정들을 관객 스스로 환기시키게 하고 이를 통해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작업 방식에 있어서는 허정은 역시 이유진과 유사한 점이 있는데 그는 붓이나 연필로 직접 그린 이미지들과 오래된 잡지, 과학책이나 의학 서적 같은 데에서 발견한 그래프, 사진 등을 수집한 후 그 이미지들을 컴퓨터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자르고 붙이고 섞는 콜라주 작업을 통해 작품을 완성한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인 꿈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꿈 꾼 후의 잔영들을 묘사한 노트를 만들 만큼 그에게 있어 ‘꿈’은 중요한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다. 상관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서로 부딪히고 화합하며 이루어내는 뜻밖의 상황들을 통해 꿈 속의 공간을 형상화하는 것이다.

 

영상 설치를 선보이는 최원정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간의 흐름이 멈춰진 ‘정지’의 상황이다.

그는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 보았음직한 그러한 마술적 장치 속에서 언제나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일상의 시간 속에 희석된 개인의 기억, 억압된 정서 등을 일상의 사물들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다. 화면에 등장하는 사물들은 얼핏 시간 속에 박제된 것처럼 보이나 우리가 지켜보지 않는 사이 슬금슬금 자리를 옮기거나 느린 속도로 호흡하고 있다. 영상의 이미지가 투영된 바닥과 벽면의 거울들은 영상 속 가상 공간의 연장인 동시에 전시장의 공간이 되어 현실과 비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형성한다.

 

사람들은 지구에서는 영원히 볼 수 없는 달의 반대편에 대한 환상을 품어왔다. 아폴로 우주선이 가져온 사진 한 장으로 그 환상은 깨진 지가 오래되어버렸지만, 미지의 세계에 대한 그리움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감성 속에 존재한다. 환상에 대한 기대를 망상이라 단순히 매도할 수 없는 까닭은 우리가 그것이 환상임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초현실적인, 마술과 같은 일들이 매력적인 까닭은 그것들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현실 세계에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물질적 가치에 매몰된 현대사회에서 예술적 상상력이 갖는 의미는 그런 의미에서 다시금 되새겨볼 만하다.

 

달은 뒷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오늘 밤도 그 자리에 떠 있다.

 

전시작가 약력

이유진 
1997 M.F.A.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Chicago, Il.
1995 M.F.A. Hong Ik University, Seoul, Korea
1993 B.F.A. Hong Ik University, Seoul, Korea


최원정 
2001 The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Art & Technology 전공, M.F.A.,, IL. U.S.A. 
1999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1997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06 "녹색의 문", 갤러리 DOS 
2002 "Drawing Invisible", 갤러리 피쉬

주요 그룹 전 
2008 음식상상, 갤러리 빔
2007 24시간 영업 Open 24 hours, 충무 갤러리
2007 A Complex, 성곡 미술관
2007 도로시의 빨간 구두, 인사아트센터
2006 사소한 순간 Trifling Moment, 스페이스 빔 
2006 Dual Realities, 미디어시티 서울, 2006 서울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서울시립미술관
2006 드로잉-공간 Dialogue to Space, 충무 갤러리, 갤러리 도스
2006 이상한 초대, 갤러리 스케이프
2006 벽_그 너머의 이야기, 갤러리 잔다리
2006 사물 시선, 서울시립미술관 
2005 사이 공간, 갤러리 DOS, 이화아트센터
2005 f 선상의 미디어, EMAP, 이화아트센터
2004 Alternative Realities EMAF (Ewha media art festival), 이화여자대학교
2004 Virtual Eden, 갤러리 마이아트 
2004 Standard Deviation, 이화아트센터
2003 삼십 Thirties, 문예 진흥원 마로니에 미술관
2003 시간의 결정, 대학미술협의회 주최 신진작가 기획전, 덕원 갤러리
2003 치유의 손 EMAF (Ewha media art festival), 이화여자대학교
2001 Transspace Obsession, The Roger Brown Study Collection (RBSC), 1926 Exhibition Studies Space, Chicago, IL., U.S.A. 
2001 Tactile Drawing, Gallery 2, Chicago, IL., U.S.A. 
2001 Materialspace, Clune Construction Company, Chicago, IL., U.S.A.

현재 홍익대학교 출강



허정은 
2002 홍익대학교 광고멀티미디어디자인과 졸업
그동안 책, 잡지, 광고 등의 여러 매체에 그림을 그려왔고, 혼자서 기형과 신비에 관한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전시개요 
제목 : 그곳에선 가능한 일들
책임기획 : 곽현정
참여작가 : 이유진, 최원정, 허정은
전시오프닝리셉션: 2008년 5월 9일 금요일 저녁 6시
전시일정 : 2008년 5월 9일 (금) - 6월 1일 (일)
전시시간 : 화-일 오전11시 - 오후6시 (매주 월요일 휴관)




Overview
Title : Things Possible There
Guest Curator : Gwak Hyeon-jeong
Artist : Lee Yoo-jin, Choi Won-jeong, Heo Jeong-eun
Opening Reception : 6:00 p.m., May 9, 2008
Duration : May 9, 2008 - June 1, 2008
Hours : 11:00 a.m. - 6:00 p.m. (Closed on every Monday)

 


전시문의
갤러리 팩토리
전화 : 02-733-4883
이메일 : master@factory483.org
웹사이트 : www.factory483.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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