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ker Tinker
2005.10.12_11.6

‘Tinker’ by 표수미 
 


 

효자동으로 이전한 갤러리 팩토리의 10월 전시는 사진작가 표수미의 개인전 <Tinker>이다.? 다소 낯선 전시명과 함께 마치 회화와도 같은 이미지의 사진작업을 선보이는 표수미의 개인전은 10월 12일부터 11월 6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전시 제목인 Tinker의 사전적인 의미인 ‘서투르게 수리하다. 만지작 거리다’를 모른다 하더라도 표수미의 일련의 사진작업을 보게 된다면 그 뜻을 어슴푸레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작가는 사진을 회화나 드로잉 혹은 미술의 여타 매체와 구분하거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 하지 않는다. 사진의 본질이라고 하는 ‘실체의 기록’ 혹은 ‘복제’의 개념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작가의 개인적인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해석하여 이미지로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로서 사진이라는 매체를 차용하고 있는 것이다.

매우 주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사물과 풍경을 사진에 담고, 또 현상의 과정에서 사진의 일부를 변형하는 실험 및 인화된 사진 위에 바느질을 하거나 드로잉을 하는 행위 등은 작가가 이번 전시의 제목으로 삼은 ‘tinker’ 라는 행위를 반영하는 것이며 작가가 작업을 하는 가장 본질적인 방식이자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

혹자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예술과 기술의 결합으로 보고, 또 혹자는 사진을 현대사회의 다양한 현상을 보여주는 창문으로 본다. 다만 사진작업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실체”를 기록하는 사진이라는 매체의 특성 때문에 사진작업은 일련의 기호로 인식되기도 한다. 즉, 사진작업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작가가 살아온 배경이나 작가의 사회적 관심 등을 파악하고 사진이 제시하고자 하는 기호를 읽어내도록 일종의 사명감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표수미의 작업에서 그런 기호를 읽기란 쉽지 않다. 비록 일본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작가의 특수한 성장배경이 표수미의 작업을 이야기 하는데 있어 하나의 양념처럼 작용하겠지만, 실제로 표수미의 작업들은 철저히 개인적이고 파편화된 이미지와 개념들로 느슨하게 엮여 있다. 하나의 강한 개념이나 이슈를 부각시키고자 일종의 상황을 연출하기 보다는 무심히 스치다가도 어느 날 문득 눈에 잡히는 일상 속의 작은 발견의 행위. 바로 그것이 표수미의 사진작업이자 tinker라는 행위의 핵심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같은 주제나 사물을 각기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이 소위말하는 예술행위의 본질이 아닌가 하고 조용히 되묻고 있다.







Artist Statement
‘Tinker’의 사전적인 의미:
숙련되지 않아 서투르지만 실험적으로 뭔가를 계속적으로 만들거나 서투르게 수선하는 행위, 또는 뭔가를 만지작거리는 행위를 일컫는다. 
-웹스터 사전

“…매혹이라는 것은 이미지에 대한 열정이다.”
- 모리스 블랑쇼의? ‘고독의 본질’ 중에서

도시인들이 겪는 일상의 잡무들에 시달리지 않게 되는 기회가 생길 때마다 난 뭔가를 만지작거리며 실험한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만지작 거리며 실험한다”라는 것의 의미는 고장난 의자를 수리하는 것 같은 행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보다는 오브제를 가지고 노는 행위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나는 물체를 바라볼 때 다소 서툴지만 실험적인 눈으로 보곤 한다. 말하자면 물리적으로 오브제를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오브제가 나에게 보여지는 대로 그것을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이모가 주신 일본사탕의 색에 매료된 적이 있는데 맛을 보았지만 내 눈에 보이는 그 색의 아름다움만큼 그 맛이 따라주지는 못했다. 그래서 난 내 카메라 렌즈를 통해 그 사탕을 가지고 “노는 행위” 혹은 “내가 보이는 대로 그 이미지를 수정하는 행위”를 시작했다. 또 한번은 차를 보도 옆에 주차하면서 백미러를 통해 우연히 분수대를 바라본 적이 있다. 그저 평범하기 그지없는 분수대였는데도 난 이상하게 어린애처럼 사이드미러를 통해 분수대 위에 생긴 무지개를 볼 수 있는 각도로 계속 내 몸을 기울이면서 그 순간을 오랜 시간 즐겼던 기억이 있다. 또, 남산 공원에서는 인공호수안에 생긴 거품들을 우두커니 서서 그것이 마치 엄청나게 재미있는 광경인 듯 멍하게 넋을 잃고 지켜본 적도 있다.?

나의 “만지작거리고 노는” 행위는 사진을 찍기 위한 과정으로서의 행위만은 아니다.? 사진을 찍고 난 후 암실과 작업실에서도 그 행위는 지속되어 인화된 사진의 일부분을 태우거나 사진의 일부분을 확대 현상하거나 일정 부분의 색을 변조하거나 그림자를 드리우기도 한다. 심지어 인화된 사진을 바늘로 꿰매기도 하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사람들은 흔히 사진이 실제와 가장 가까운 이미지이기 때문에 다른 매체와 구분하여 이야기 하곤 한다. 사진이란 드로잉이나 회화보다 사물을 복제하는데 더 정교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나는 사물이나 풍경의 정확한 연출이나 표현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다. 사물의 상징적 의미를 전달하거나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을 정신적인 그 어떤 것으로 해석하는 것에도 역시 관심이 없다.? 나의 개인적인 관심은 무엇인가가 사진으로 찍히고 또 그 결과물을 가지고 “만지가 거리며 노는” 행위 그 자체에 있다. 사진에 찍히게 되는 오브제 자체와 그 결과로 나온 사진 이미지에는 분명 일종의 본질적인 변화와 도약이 있다. 육안으로는 매우 단순하고 일상적으로 보이는 것도 카메라렌즈를 통하게 되면 뭔가 특별하고 매혹적인 것이 된다. 육안으로 보는 실제와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는 “실제” 사이의 차이에 대해서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나에게는 참 힘든 과제이다. 아마도 그 차이라는 것은 빛의 변화, 렌즈의 종류 또는 이미지 구성에 따라 생기는 것이거나, 사진을 현상하고 인화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변화의 결과에 의한 것일 것이다. 그러나 사진의 효과에 대해 기술적인 측면을 부각하여 해석하는 것으로는 뭔가 만족스런 해답이 되지는 못한다. 그런 기술적인 측면은 현상의 일부분만을 말해줄 뿐이며, 나에게는 ?“만지작거리며 노는” 행위의 과정이 내가 바라보는 사진의 현상의 말해주는 중요한 일부분이라 생각한다.





작가 소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작가 표수미는 회화 같은 이미지의 일련의 사진작업을 선보여 왔다. 캘리포니아 아트센터에서 사진전공으로 석사를 이수했으며 이후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도 사진학을 수학했다. Pasadena Art Gallery (Pasadena, California)에서 개인전 “Useless Details”를 가진바 있으며, 이후 Keio University Art Gallery (Tokyo, Japan)에서도 개인전을 가진바 있다. 이번 갤러리 팩토리에서의 전시가 한국에서의 첫 번째 개인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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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개요 
전시오프닝리셉션 : 2005년 10월 15일 토요일 저녁 6시 - 9시
전시일정 : 2005년 10월 12일 (수) -11월 6일 (일)
전시시간 : 월 - 토 오전11시-오후7시 (매주 일요일 휴관)
전시장소 : 갤러리팩토리 
전시후원 : 서울문화재단





Overview
Title : Tinker
Opening Reception : 6:00 p.m. - 9:00 p.m., Oct 15, 2005
Duration : Oct 12, 2005 ? Nov 6, 2005
Hours : 11:00 a.m. - 6:00 p.m. (Closed on every Sunday)
Support :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전시문의
갤러리 팩토리
전화 : 02-733-4883
이메일 : master@factory483.org
웹사이트 : www.factory483.org 





Inqui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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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 : 02-733-4833
E-mail : master@factory483.org
Website : www.factory483.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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