슴슴.건축.시 展 리뷰 : 10 Asia

seong 2016.04.01 12:46 Views :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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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슴슴. 건축. 시’展│기억의 저편 
2009.02.27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일 때문에 만나 호감을 느끼고, 같이 라면을 끓여먹고, 잠도 자고, 사소한 다툼에 멀어지고, 술을 마시고, ‘잘 하겠다’ 말한다. 그리고 결국 헤어진다. 이토록 짧고 별다른 이벤트도 없는 연애에 대한 기록인 영화 <봄날은 간다>가 인상적일 수 있었던 건, 아마도 마지막 장면에서 유지태가 녹음하는 바람이 스치는 소리처럼 정말 있었는지 싶은 기억만을 남긴 채 사라진 우리의 옛 연애들을 불완전하게나마 환기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 완전했더라면 그것은 환기보다는 재구성된 가상으로 보였을 것이다. 얼굴은 기억나지 않아도 예뻤다는 걸로 기억되는 지하철 맞은편 여자에 대한 기억처럼 기억은 언제나 그렇게 희미한 얼굴이다. 그래서 항상 애틋하다. 

갤러리 팩토리에서 2월 12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슴슴. 건축. 시’展은 이런 기억의 속성에 대한 두 젊은 작가의 상반된 작업을 보여준다. 정확히 말해 무엇을 기억하는지에 대한 것이 아닌, 기억의 속성 자체에 대한 전시다. 밀랍이나 석고 등을 이용한 김혜수의 작업은 자신이 보고 느꼈던 세계 혹은 자연의 어떤 순간을 재구성해 입체적으로 고정한다. 재료의 단단함만큼 기억의 순간 역시 단단하게 응고되어있지만 <세계의 추> 같은 작품에서 알 수 있듯 재구성된 기억은 실제의 그것과는 많이 다른 과장되고 상징적인 모습이다. 사실 우리가 정말 명료하게 기억한다고 믿는 어떤 순간들은 우리가 재구성한 모습은 아닐까. 그에 반해 윤소담의 ‘슴슴’한 회화는 기억을 재현하려 하기보단 기억 그 자체의 흐릿함을 표현한다. 우리는 그 희미한 형태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단지 그 무엇이 ‘있다’는 것만을 안다. 기억이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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