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수고 Wild goose chase |
by 헤적프레스 / 읊조림 장기하 |
eek |
by 박민하 |
더블 컬리 루프 ➿ |
by 25시 세일링 |
작은 관상식물들 |
by 민정화 |
3MM: 도무송과 콜라주, 보이지 않던 공간들 |
by 이예주 |
Earth |
by 맹민화 |
BGA Offline Showcase PHYSICAL |
by 백그라운드 아트웍스 |
아넥스 프로젝트: 컷신 |
by SGHS |
그라데이션 |
by 팩토리 에디션 x 수토메 아포테케리 |
자신을 돌봄: 일기와 편지 The Care of the Self: Journals and Letters |
by 최태윤 Taeyoon Choi |
B F D 쇼룸 - 2nd Nomadic Showroom : Repose |
by B F D |
관상식물 |
by 민정화 |
Pride Over Prejudice |
by 숲, 라파엘, 제람 |
분신술: 서불과차 |
by 문이삭 |
정상궤도 |
by 김원영, 김초엽, 유화수, 이지양 |
정원 속의 포켓몬 |
by 홍민기 |
지질학적 베이커리 |
by 안데스 |
칠성조선소-서체발표 |
by Sandoll x 칠성조선소 |
영인과 나비: 끝의 입자 연구소에서 온 편지 |
by 오로민경 OroMinkyung |
봉평콧등작은미술관 기획전 <메밀맡 끝나는 곳 너머> |
by 박현성x황예지, 리따 이코넨x캐롤리네 요로쓰, 서울로, 이소영 |
눈먼 길 |
by 김다움 |
SUPERELLIPSE MIX SET VOL.1 |
by SUPERELLIPSE |
<DAYDREAM> TIEL POP-UP STORE |
by TIEL |
PaAp Tempeh Pop-up Store |
by PaAp Tempeh |
이것은 99.17005896568298% 확률로 달항아리입니다 |
by 천영환 |
툴툴툴 |
by 김종범, 최경주, 펜슬키오스크, 레귤라X팩토리콜렉티브 |
New Wave New Library |
by 느티나무도서관, 서지민, 정유진, 컨텍스트 레이어 |
할로미늄 팝업 스토어 - OKINAWA GALS |
by PIC, Charyoung Lee, Daham Park, Ibuki Sakai |
테이크 미 홈 |
by 소쇼, 아티스트 프루프, 팩, 팩토리2, 카스코 |
FACTORY2 Book & Shop |
by Factory2 |
[FACTORY 2 메세나후원 기업 에이랜드 10주년 기념전시] ALAND BROOKLYN |
by 김영나, 양민영, EH, 올림피아 섀넌, 전산, 나하나 |
[팩토리 2 대관전시] 채집운동 모르타르 |
by 전지 |
운동-부족(部族) |
by 보슈(권사랑+서한나+신선아), 여가여배(강소희+이아리), 윤예지, 정아람 |
타인의 삶 |
by |
발 밑의 미래 |
by 팩토리 콜렉티브, 뚜오마스 A. 라이띠넨, 손정민, 안데스, 옌니 누르멘니에미 |
초상과 회화. 예술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
by 고등어, 엄유정, 전병구 |
[팩토리 2 대관전시] 부유하는 것들 |
by 소동호 |
[팩토리 2 대관전시] Sun, sun, sun, here it comes |
by 전나환 |
아일랜드 |
by 아티스트 프루프 ARTIST PROOF |
나는 언제나 베이스를 본다 |
by 마키시 나미 Makishi Nami, 김수영 Kim Suyoung |
구텐베르크 버블 |
by 최문경 Kelly Moonkyung Choi |
things of FACTORY |
by 김보람, 로와정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소용돌이를 향한 하강 |
by 25시 세일링 (김보경 + 김청진) |
versus 10년, versus 10호 끝 Vs. 시작 |
by |
N개의 블루 |
by FACTORY EDITION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산업디자인 스튜디오 SWNA 개인전 <공정의 미학> |
by SWNA |
Stone Pillow Project Archive |
by 크리스티나 킴 Christina Kim |
No More Fruits |
by 김세형, 박승혁, 신동휴, 양민영 Kim Sae-Hyung, Park Seung-Hyuk, Shin Dong-Hyu, Yang Min-Yong |
여우와 두루미의 식탁 |
by 안아라, 최진영 Ahm Ara, Choi Jin-Yong |
기생하는 구조들 |
by 김보람 Kim Borahm |
Typocraft Helsinki to Seoul |
by . |
A Pregnant Moment |
by 앤소피 샌달 Annesofie Sandal |
한 겨울의 여름 |
by 카탈리나 레온 Catalina León |
Still Alive |
by 카밀라 베르너 Camilla Berner |
사막 나무늘보 빵 사람과 같은 것들 |
by 엄유정 Eom Yujeong |
Interval |
by 마키시 나미 Makishi Nami |
온전히 촉감만 남은 방 |
by 김대균 Kim Daekyun |
Wandering Still |
by 지니서 Jinnie Seo |
조판 연습: 길 잃은 새들 |
by 이경수 Lee Kyeongsoo |
사진과 스튜디오, 그리고 거짓에 관하여 |
by 김형식 Kim Hyungsik |
여기라는 신호 |
by 이윤이 이제 오종현 Yi Yunyi Lee Je Oh Jonghyun |
versus no.8 |
by 박선민 Park Sunmin |
프랙티스 |
by Ab group |
동식물계 |
by 소피 듀퐁 외 Sophie Dupont et al. |
당신의 친구, 대화와 협업 |
by 크리스틴 선 킴 외 Christine Sun Kim et al. |
카멜레온 |
by 안강현 KIBIAN (aka.Ahn Kanghyun) |
마음의 산책 II |
by 칼 나브로 Karl Nawrot |
Practical Theories |
by 아누 투오미넨 Anu Tuominen |
사각지대 찾기 |
by 오인환 Oh Inwhan |
타기 좋은 형태 |
by 맙소사/김병국 MARCSOSA |
물건방식 |
by 이은우 Lee Eunu |
슬픈 모유 |
by 권순영 Kwon Soonyoung |
그 정도 거리 |
by 로와정 RohwaJeong |
시적공간연습 |
by 경현수 외 Kyung Hyunsoo et al. |
식물사회 |
by 김주현 외 Kim Joohyun et al. |
떠나거나, 혹은 남거나 |
by 김재민이 외 Kim Gemini et al.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공백의 반응 |
by 오희원 Oh Heewon |
Painting |
by 허태원 Heo Taewon |
The Passing |
by 에바 스틴 크리스텐센 Eva Steen Christensen |
versus 6 |
by 박선민 외 Park Sunmin et al.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우리가 말하는 것들의 대화 |
by 이정후 Lee Jeonghoo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400 years in 4 minutes |
by 이행준 Lee Hangjun |
도시공원 예술로 공공미술사업: 경남 함양 상림공원 프로젝트 - 라운드 프로젝트 |
by 장민승 외 Jang Minseung et al. |
치효치효 |
by 강서경 Kang Seokyeong |
서베이 전시 <모빌리티의 꿈> |
by 권용주 외 Kwon Yongju et al. |
Casual Pieces 1. 눈을 감고 마음을 감다 |
by 하시시박 Hasisi Park |
LAZY RIOT "In Your Face" |
by 레이지 라이엇 (성낙영, 성낙희) LAZY RIOT (Nakhee Sung, Nakyoung Sung) |
이면의 이면 |
by 전소정 Jun Sojung |
아웃스커트 |
by 박승규 외 Park Seungkyu et al. |
A Brief History of Disbelief |
by 아너스 보이옌 & 크리스토퍼 오룸 Anders Bojen & Kristoffer Ørum |
Luft exhibition 2012 |
by 사토코 타케시마 외 Satoko Takeshima et al. |
Eat & Talk in Habitat + versus Lounge |
by 장민승 외 Jang Minseung et al. |
SnS13 - Collection and Connection |
by 이수인 Lee Sooin |
Surfaces of Listening |
by 김온 Kim On |
We build upon ruins of the future |
by 헤나-리카 할로넨 Henna-Riikka Halonen |
Obsession within |
by 피에 노스케 Fie Norsker |
얼굴들 |
by 이수경 Lee Sukyung |
빛이 탄다 |
by Less (김태균) |
과거, 현재, 미래 |
by 김영(수트맨) Kim Young (Suitman) |
빗각角서徐사事 |
by 강혜숙 외 Kang Hyesook et al. |
FOUND ABSTRACTS |
by 김영나 Kim Yongna |
밤에 익숙해지며 |
by 장보윤 Jang Boyoon |
가구가수 |
by 박진우 외 Park Jinwoo et al. |
versus 4호 + Between Exhibition |
by 안인용 외 Ahn Inyong et al. |
Domestic Games |
by 신지은 Shin Jieun |
한국의 그림_사진을 읽다 |
by 강석호 외 Kang Seokho et al. |
Playing Reality |
by 노경민 Kyung Roh Bannwart |
후광을 찍어드립니다 |
by 이종명 Lee Jongmyung |
뭇웃음 |
by 권순영 Kwon Soonyoung |
이웃효과 |
by x-field 외 |
기억나지 않는, 잊혀지지 않는. |
by 국동완 Kook Dongwan |
FASCINATIONS |
by 에릭 페리아르 Eric Perriard |
오필리아의 모험 |
by 박민희 외 Park Minhee et al. |
설화의 탄생 |
by 마사코 스즈키 외 Masako Suzuki et al. |
바꾸기.짜깁기.우려먹기 |
by 박진현 외 Park Jinhyun et al. |
이동유원지 |
by 노상준 Roh Sangjun |
산호같이 푸른 콘크리트 아래 |
by 김성은 Kim Vicky Sung-eun |
versus 3 |
by 오민정 외 Oh Min-jeong et al. |
우리가 버려진 창고에서 발견한 것들 |
by 정소영 외 Chung So-young et al. |
Accumulated traces |
by 윤가림 Yoon Ka-lim |
누구나 꾸는 꿈 |
by 김주현 Kim Joo-hyun |
Bonobo Noise Project |
by 김호준 Kim Ho-joon |
House in Your Head |
by 랜디&카트린 Randi&Katrine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액추얼시티 |
by 석재원 외 Seok Jae-won et al. |
Untitled |
by 최승훈+박선민 Choi Sung-hun+Park Sun-min |
간격 |
by 문영민 Moon Young-min |
made of layers |
by 최승훈 외 Choi Sung-hoon et al. |
one day, one deal |
by 박지훈 Park Ji-hoon |
breathing in & out |
by 김미형 외 Kim Mi-hyeong et al. |
versus 2 |
by 최승훈+박선민 Choi Sung-hun+Park Sun-min |
나왕선반 일상 사물 속의 時 |
by 마키시 나미 Makishi Nami |
La |
by 엘.에이. 토마리 L.A.Tomari |
킨로스, 현대 타이포그래피 |
by 최성민 Choi Seong-min |
슴슴. 건축. 시 |
by 김혜수 외 Kim Heyi-soo et al. |
모호한 복종 |
by 정상현 Jeong Sang-hyeon |
나누다 프로젝트 |
by 권혁 Kweon Hyuk |
oh my office |
by 이미경 Lee Mi-Kyung |
진행중인 공간 場.空.間 |
by 곽나실 Kwak Nashil |
versus 1 |
by |
Melbourne Art Fair 2008 |
by 경현수 외 Kyeong Hyeon-soo et al. |
입력과정 入力過程 A B C |
by 최병일 Choi Byeong-il |
그곳에선 가능한 일들 |
by 이유진 외 Lee Yoo-jin et al. |
템포그라피 |
by 노경민 외 Kyung Roh Bannwart et al. |
In My Shoes |
by 노상준 외 Roh Sang-jun et al. |
PM 4:00 - 9:00 |
by 최승훈+박선민 Choi Sung-hun+Park Sun-min |
지상의 모든 애인들이 한꺼번에 전화할 때 |
by 이재이 Jaye Rhee |
빗각角서敍사事 |
by 크리스 카카미즈 외 Chris Caccamise et al. |
노준 × 서승모-1st collabo. <구멍 (孔)> |
by 노준 × 서승모 Noh Jun x Seo Seungmo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워크 메이드 인 발렌시아 |
by 성재혁 Sung Jaehyuk |
T r e e |
by 이명호 Lee Myung-Ho |
드로잉 쇼 |
by 고가현 외 Koh Ka-Hyun et al. |
열린 공방전 |
by 김익 외 Kim Yik et al. |
Spooky action at a distance |
by 딘 모스 Dean Moss |
CHEEKY Art Show in Seoul |
by 심아빈 Shim Abeen |
Separate and Connect |
by 노부유키 다카하시 Nobuyuki Takahashi |
슈퍼 이베이어 |
by 이미혜 Lee Mihye |
Realities |
by AVPD |
돌아가는 art |
by 제레마이어 타이펜과 신기운 Jeremiah Teipen&Shin Ki-Woun |
공간속의 지도 |
by 경현수 Kyung, Hyounsoo |
Connecting |
by 현명아 Hyun Myung-ah |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
by 김연태 Kim Yeontae |
(최)슬기와 (최성)민의 (넓은 의미에서) 타이포그래피 |
by (최)슬기 + (최성)민 sulki + Min |
People Call Me Madame Owl |
by 안강현 Ahn Kanghyun |
2006 이주영 프로젝트 <잃어버린 언어를 찾아서> |
by 이주영 Lee Jooyoung |
한글꼴이 걸어나오다 |
by 권정민 외 Kwon Junmin et al. |
Tinker |
by 표수미 Pyo Sumi |
마음 |
by 고지영 외 Go Jiyoung et al. |
Surreally Real! : 미술, 혹은 마술 |
by 이유진 외 Lee Yoo-jin et al. |
고가현 개인전 <사람-형태소> |
by 고가현 Go Gahyun |
이면공작裏(異)面工作 시나리오 |
by NONAMENOSHOP |
Park + |
by 프로젝트 디자인 그룹 파크 플러스 Project Design Group Park Plus |
하늘 공연장 Open Theater |
by 홍영인 Hong Young-yin |
My Style Your Style |
by 마미코 타이라 Mamiko Taira |
한여름 밤의 꿈 |
by 강유선 Kang Yusun |
우울증에 걸린 집 |
by 김시연 Kim Siyeon |
나는 니가 행복했으면 해 |
by 노석미 Noh Sukmi |
목성 |
by 마리오네트 인형극단 Marionette Theater |
엔트로듀싱 |
by 에밀고 Emil Goh |
A Diary: Typographic Days |
by 박우혁 Park Woohyuk |
Window Exhibition |
by 김기라 Kim Kira |
북아트전 |
by 곽나실 외 Kwak Nashil et al. |
경계에서 경계하기 |
by 윤희수 Yoon Heesoo |
한글. 타이포그라피. 책. |
by 이용제 Lee Yongjae |
인형계 / 人形界 |
by |
A Combined View |
by 이소연 외 Lee Soyeon et al. |
The Pleasure of Patterns |
by 바루후 고틀립 외 Baruch Gottlieb et al. |
Untitled |
by |
Untitled |
by |
전시명 ... |
by |
전시명 ... |
by |
그 정도 거리 Within Arm's Length |
2014.4.30 - 5.25 |
그 정도 거리
Within Arm's Length
by 로와정
RohwaJeong
전시 개요
갤러리 팩토리의 2014년 4월 - 5월의 전시는 ‘로와정 개인전 - 그 정도 거리’이다. 본 전시는 우리가 흔히 중심이라 표명하는 무엇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사이의 거리에 대한 이야기이다. 특히 그들이 전시를 통하여 다루게 될 ‘중심’과 ‘주변’은, 전시와 그것을 구성하는 ‘과정 및 장치’이다. 즉, 전시가 이루어지기 직전까지의 일련의 과정 그 자체를 작품으로 치환하는 것이 본 전시의 핵심이다. 이는 중심이 생겨나기 전 어쩌면 중심, 혹은 그 가까이였는지도 모르는 언저리들을 다시 원래의 위치에 놓아보고자 하는 로와정의 작은 움직임이다. 총 5점의 신작 중 <Rearview> 는 두 개의 페인팅이다. 각각의 캔버스에 그려진 대상은 상대방이 그리고 있는 캔버스의 뒷면이다. 일반적으로, 페인팅이 완성되면 우리는 그 이면을 볼 수 없다. 존재하지만 숨겨지고 가려지는 부분을 앞으로 드러낸다. 또한, 전시장을 가로지르는 긴 조각 <Doubled distance>는 팩토리에서 지난 10년간 사용하던 사다리이다. 로와정은 전시 이외의 기간에만 전시 공간에 나와 설치를 도와주던 사다리를 작품으로 재제작하여, 전과 다른 역할에 놓이게 한다.
전시 글
- 박상미
영어로 자주 쓰는 말 중에 "팔 길이만큼 거리를 둔다"는 표현이 있다. 더 가까워져도 될 상황에서 소원하게 거리를 두는 경우에 쓰는 말이다. 문자 그대로 보면 팔 길이는 매우 가까운 거리이다. 이 가까운 거리가 때에 따라서는 회복될 수 없는 시간처럼 멀게 느껴질 수 있다. 로와정의 전시 "그 정도 거리 Within Arm's Length"는 작업과 전시를 둘러싼 거리distance에 관한 얘기다. 거리는 두 지점 사이에 놓인 공간의 정도이다. 물리적 거리는 수량화되어 표기되지만, 그보다 더 자주 경험하는 건 수량화되기 어려운 인지적perceptual 거리이다. 인지적 거리는 물리적 거리와 큰 상관관계를 맺기도 하고 '팔 길이'처럼 별 상관이 없기도 하다. 극단적인 예로 그림의 앞뒷면, 즉 그림의 앞과 뒤는 거리가 없다. 한 몸의 다른 측면인 것이다. 하지만 일단 그림이 벽에 걸리면 앞면과 뒷면은 시작과 끝처럼 소원하다. 로와정은 전시의 이면, 그림의 뒷면을 생각한다. 화가란 결국 그림의 앞면을 그리는 사람인데, 그들은 농담을 하듯 그림의 뒷면을 그리기로 한다. 그러고는 각자 맘에 드는 크기의 캔버스를 골라 상대방이 그리는 그림의 뒷면을 그린다. 그렇게 하니 재미있게도 마주 보고 서로의 초상을 그리는 형국이 되었다.
왜 캔버스의 뒷면이었을까? 뒷면은 앞면의 배타적 이면이자 폭로이다. 앞면은 뒷면을 헤아리지 않고 뒷면은 앞면의 내용을 책임질 수 없지만, 앞뒤는 누구보다 가까이서 비밀스럽게 내통한다. 작가의 작업 생활에서 앞면이 전시라면 뒷면은 작업과정이고 작업실일 것이다. 작가의 작업실은 오래 전부터 그림의 주제가 되어왔다. 실제로 로와정은 <Rearview>를 구상할 때 벨라스케스의 작업실 그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벨라스케스는 <시녀들>에서 왕과 왕비의 초상을 그리는 상황의 주변적 풍경을 그렸다. 어린 왕녀와 시녀들, 호위병, 난쟁이, 개, 궁정 화가… 그리고 캔버스의 뒷면이 있다. 이 그림에선 두 개의 거울이 중요한 기능을 하는데, 하나는 그림 밖에서 화가와 그의 캔버스를 비추고, 다른 하나는 그림 안에서 왕과 왕비를 비춘다. <Rearview>에서 로와정은 서로(의 작업)의 거울이 되어 서로(의 작업)의 뒷모습을 그대로 비춘다. 뒷모습을 비추는 거울처럼 말이다(마그리트의 <Not to be Reproduced>에선 실제로 뒷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등장한다). 여기서 둘은 귀엽게도 서로의 시야를 서로의 몸의 크기와 비례하게 한다. 즉 노윤희는 30호 캔버스가 너무 커서 시야에 다 안 들어온다는 듯 자르고, 정현석은 20호 캔버스가 너무 작다는 듯 주변 광경까지 캔버스에 담는다. 로와정 특유의 자조가 담긴 이 작품은 결국 그들의 '작업실', 작업과정의 초상이다. 여기서 앞과 뒤는 하나의 평면 위에서 만나고 작가와 작업실은 동격이 된 듯하다. 결국 이 그림 두 점은 로와정의 자화상일지도 모르겠다.
전시 공간에서 사다리가 유명해진 것은 오노 요코를 통해서였다. 하지만 그때조차 주인공은 Yes 라고 작게 쓴 설치 작업 <천장화Ceiling Painting>였고, 사다리는 이를 위한 보조물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사다리는 좀 더 본격적인 전시의 일부가 된 듯하다. <Doubled Distance>는 사다리의 부분들이 재구성된 구조물이다. 사다리의 모든 요소를 그대로 간직하면서 형태가 변형되었다. 사다리는 본래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닿기 위한 도구로, 목표 지점과의 거리를 좁힌다. 여기서 사다리는 기능을 위한 구조를 풀면서 원래 사다리 높이보다 두 배 이상 길게 늘어났다. 6m가량의 직선이 된 사다리는 본래 기능은 잃었지만 전시장 내 한 지점과 다른 지점을 연결하는 가장 짧은 거리가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기다란 구조가 거의 같은 두 개의 몸체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 구조는 중간에서 접히므로 두 몸체는 맞닿을 수도 있다. 구조의 양 끝에 주목하면 이들은 한 지점에서 만나기도, 양극을 형성하기도 하는 것이다. 사다리의 정체에 공감한 로와정이 전시장에서 헐크처럼 제 몸을 변형시킨 것일까? 변형의 결과는 반대 방향으로 차갑게 멀어진 두 개의 몸체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 어느 때보다 불가분인 한일자(一)의 형태가 되었다.
<치밀한 작전>에서 우리는 빈 공간을 보게 된다. 그 위로 두 사람의 대화가 자막으로 얹혀진다. 빈 공간은 전시장인지 새집인지 알 수 없다.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뭔가 계획하고 있다는 것과 계획이 공간과 관련된다는 것. 어쩌면 프란시스 코폴라의 영화 <The Conversation>이 떠오른다. 이 영화에서 우리는 두 남녀의 대화를 엿듣게 된다. 엿들은 대화는 엄청난 오해를 낳게 되고 보이고 들리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전시를 보는 일은 오해에 관한 것일까, 이해에 관한 것일까? 이 두 사람의 대화는 우리의 이해에 도움이 될까, 오해만 증폭시키는 걸까? 작가와 관객 사이에는 전시장만큼의 거리가 있다. 빈 공간을 바라보며 대화를 읽는 우리는 여전히 그 거리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거리는 불가피하고, 때로는 이 영상 속 시야를 가리는 공간 모형처럼 답답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아름다움이란 거리 없이 성취되지 않는다. 관객이 작품을 감상할 때는 한 발짝 물러나 적당한 물리적 거리와 심적 거리를 두고, 작가들은 그들을 자극하는 미적 영감에 거리를 둔다. 예전 화가들은 모델의 크기를 측정할 때 한쪽 팔을 뻗어 길이를 쟀다. 그때 사용하는 막대기는 모델과 화면의 비율을 재는 기준이 되었다. 로와정은 마치 팔을 뻗어 그들 주변의 것들의 거리와 비율과 연루와 공감의 정도를 재는 듯하다. 두 지점 사이의 불가피한 거리를 안타까워하며, 그 안에 있을지도 모르는 아름다움의 가능성을 측정하려 하는 것이다.
작가소개
로와정(노윤희, 정현석)은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국민대학교에서 입체미술을 전공, 졸업 후 2007년부터 로와정이라는 이름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그 해 예술공간 HUT과 진흥 아트홀에 신진 작가로 선정되어 개인전을 가졌고, 쌈지스페이스에서 2008년 Emerging Artist에 선정되었다. 같은 해에 고양미술창작스튜디오에 들어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경험하며 독일의 슐로스 발모럴(2009), 슐로스 플뤼쇼브(2010), 시떼인터내셔날레데자르(2012~3) 레지던스에 다녀왔다. 그 사이사이 적당하게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현재 금천예술공장에 입주해 작업 중이다.
전시 비디오 아카이브
전시문의
갤러리 팩토리
전화 : 02-733-4883
이메일 : galleryfactory@gmail.com
웹사이트 : www.factory483.org
Overview
Title : Within Arm's Length
Duration : April. 30, 2014 - May. 25, 2014
Artist : RohwaJeong
Artist talk : May. 25, 2014, 6:00 p.m.
Hours : Mon.- Sun. 11:00 a.m. - 8:00 p.m.
Inquiry
Gallery Factory
Tel : 02-733-4833
E-mail : galleryfactory@gmail.com
Website : www.factory483.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