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수고 Wild goose chase |
by 헤적프레스 / 읊조림 장기하 |
eek |
by 박민하 |
더블 컬리 루프 ➿ |
by 25시 세일링 |
작은 관상식물들 |
by 민정화 |
3MM: 도무송과 콜라주, 보이지 않던 공간들 |
by 이예주 |
Earth |
by 맹민화 |
BGA Offline Showcase PHYSICAL |
by 백그라운드 아트웍스 |
아넥스 프로젝트: 컷신 |
by SGHS |
그라데이션 |
by 팩토리 에디션 x 수토메 아포테케리 |
자신을 돌봄: 일기와 편지 The Care of the Self: Journals and Letters |
by 최태윤 Taeyoon Choi |
B F D 쇼룸 - 2nd Nomadic Showroom : Repose |
by B F D |
관상식물 |
by 민정화 |
Pride Over Prejudice |
by 숲, 라파엘, 제람 |
분신술: 서불과차 |
by 문이삭 |
정상궤도 |
by 김원영, 김초엽, 유화수, 이지양 |
정원 속의 포켓몬 |
by 홍민기 |
지질학적 베이커리 |
by 안데스 |
칠성조선소-서체발표 |
by Sandoll x 칠성조선소 |
영인과 나비: 끝의 입자 연구소에서 온 편지 |
by 오로민경 OroMinkyung |
봉평콧등작은미술관 기획전 <메밀맡 끝나는 곳 너머> |
by 박현성x황예지, 리따 이코넨x캐롤리네 요로쓰, 서울로, 이소영 |
눈먼 길 |
by 김다움 |
SUPERELLIPSE MIX SET VOL.1 |
by SUPERELLIPSE |
<DAYDREAM> TIEL POP-UP STORE |
by TIEL |
PaAp Tempeh Pop-up Store |
by PaAp Tempeh |
이것은 99.17005896568298% 확률로 달항아리입니다 |
by 천영환 |
툴툴툴 |
by 김종범, 최경주, 펜슬키오스크, 레귤라X팩토리콜렉티브 |
New Wave New Library |
by 느티나무도서관, 서지민, 정유진, 컨텍스트 레이어 |
할로미늄 팝업 스토어 - OKINAWA GALS |
by PIC, Charyoung Lee, Daham Park, Ibuki Sakai |
테이크 미 홈 |
by 소쇼, 아티스트 프루프, 팩, 팩토리2, 카스코 |
FACTORY2 Book & Shop |
by Factory2 |
[FACTORY 2 메세나후원 기업 에이랜드 10주년 기념전시] ALAND BROOKLYN |
by 김영나, 양민영, EH, 올림피아 섀넌, 전산, 나하나 |
[팩토리 2 대관전시] 채집운동 모르타르 |
by 전지 |
운동-부족(部族) |
by 보슈(권사랑+서한나+신선아), 여가여배(강소희+이아리), 윤예지, 정아람 |
타인의 삶 |
by |
발 밑의 미래 |
by 팩토리 콜렉티브, 뚜오마스 A. 라이띠넨, 손정민, 안데스, 옌니 누르멘니에미 |
초상과 회화. 예술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
by 고등어, 엄유정, 전병구 |
[팩토리 2 대관전시] 부유하는 것들 |
by 소동호 |
[팩토리 2 대관전시] Sun, sun, sun, here it comes |
by 전나환 |
아일랜드 |
by 아티스트 프루프 ARTIST PROOF |
나는 언제나 베이스를 본다 |
by 마키시 나미 Makishi Nami, 김수영 Kim Suyoung |
구텐베르크 버블 |
by 최문경 Kelly Moonkyung Choi |
things of FACTORY |
by 김보람, 로와정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소용돌이를 향한 하강 |
by 25시 세일링 (김보경 + 김청진) |
versus 10년, versus 10호 끝 Vs. 시작 |
by |
N개의 블루 |
by FACTORY EDITION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산업디자인 스튜디오 SWNA 개인전 <공정의 미학> |
by SWNA |
Stone Pillow Project Archive |
by 크리스티나 킴 Christina Kim |
No More Fruits |
by 김세형, 박승혁, 신동휴, 양민영 Kim Sae-Hyung, Park Seung-Hyuk, Shin Dong-Hyu, Yang Min-Yong |
여우와 두루미의 식탁 |
by 안아라, 최진영 Ahm Ara, Choi Jin-Yong |
기생하는 구조들 |
by 김보람 Kim Borahm |
Typocraft Helsinki to Seoul |
by . |
A Pregnant Moment |
by 앤소피 샌달 Annesofie Sandal |
한 겨울의 여름 |
by 카탈리나 레온 Catalina León |
Still Alive |
by 카밀라 베르너 Camilla Berner |
사막 나무늘보 빵 사람과 같은 것들 |
by 엄유정 Eom Yujeong |
Interval |
by 마키시 나미 Makishi Nami |
온전히 촉감만 남은 방 |
by 김대균 Kim Daekyun |
Wandering Still |
by 지니서 Jinnie Seo |
조판 연습: 길 잃은 새들 |
by 이경수 Lee Kyeongsoo |
사진과 스튜디오, 그리고 거짓에 관하여 |
by 김형식 Kim Hyungsik |
여기라는 신호 |
by 이윤이 이제 오종현 Yi Yunyi Lee Je Oh Jonghyun |
versus no.8 |
by 박선민 Park Sunmin |
프랙티스 |
by Ab group |
동식물계 |
by 소피 듀퐁 외 Sophie Dupont et al. |
당신의 친구, 대화와 협업 |
by 크리스틴 선 킴 외 Christine Sun Kim et al. |
카멜레온 |
by 안강현 KIBIAN (aka.Ahn Kanghyun) |
마음의 산책 II |
by 칼 나브로 Karl Nawrot |
Practical Theories |
by 아누 투오미넨 Anu Tuominen |
사각지대 찾기 |
by 오인환 Oh Inwhan |
타기 좋은 형태 |
by 맙소사/김병국 MARCSOSA |
물건방식 |
by 이은우 Lee Eunu |
슬픈 모유 |
by 권순영 Kwon Soonyoung |
그 정도 거리 |
by 로와정 RohwaJeong |
시적공간연습 |
by 경현수 외 Kyung Hyunsoo et al. |
식물사회 |
by 김주현 외 Kim Joohyun et al. |
떠나거나, 혹은 남거나 |
by 김재민이 외 Kim Gemini et al.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공백의 반응 |
by 오희원 Oh Heewon |
Painting |
by 허태원 Heo Taewon |
The Passing |
by 에바 스틴 크리스텐센 Eva Steen Christensen |
versus 6 |
by 박선민 외 Park Sunmin et al.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우리가 말하는 것들의 대화 |
by 이정후 Lee Jeonghoo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400 years in 4 minutes |
by 이행준 Lee Hangjun |
도시공원 예술로 공공미술사업: 경남 함양 상림공원 프로젝트 - 라운드 프로젝트 |
by 장민승 외 Jang Minseung et al. |
치효치효 |
by 강서경 Kang Seokyeong |
서베이 전시 <모빌리티의 꿈> |
by 권용주 외 Kwon Yongju et al. |
Casual Pieces 1. 눈을 감고 마음을 감다 |
by 하시시박 Hasisi Park |
LAZY RIOT "In Your Face" |
by 레이지 라이엇 (성낙영, 성낙희) LAZY RIOT (Nakhee Sung, Nakyoung Sung) |
이면의 이면 |
by 전소정 Jun Sojung |
아웃스커트 |
by 박승규 외 Park Seungkyu et al. |
A Brief History of Disbelief |
by 아너스 보이옌 & 크리스토퍼 오룸 Anders Bojen & Kristoffer Ørum |
Luft exhibition 2012 |
by 사토코 타케시마 외 Satoko Takeshima et al. |
Eat & Talk in Habitat + versus Lounge |
by 장민승 외 Jang Minseung et al. |
SnS13 - Collection and Connection |
by 이수인 Lee Sooin |
Surfaces of Listening |
by 김온 Kim On |
We build upon ruins of the future |
by 헤나-리카 할로넨 Henna-Riikka Halonen |
Obsession within |
by 피에 노스케 Fie Norsker |
얼굴들 |
by 이수경 Lee Sukyung |
빛이 탄다 |
by Less (김태균) |
과거, 현재, 미래 |
by 김영(수트맨) Kim Young (Suitman) |
빗각角서徐사事 |
by 강혜숙 외 Kang Hyesook et al. |
FOUND ABSTRACTS |
by 김영나 Kim Yongna |
밤에 익숙해지며 |
by 장보윤 Jang Boyoon |
가구가수 |
by 박진우 외 Park Jinwoo et al. |
versus 4호 + Between Exhibition |
by 안인용 외 Ahn Inyong et al. |
Domestic Games |
by 신지은 Shin Jieun |
한국의 그림_사진을 읽다 |
by 강석호 외 Kang Seokho et al. |
Playing Reality |
by 노경민 Kyung Roh Bannwart |
후광을 찍어드립니다 |
by 이종명 Lee Jongmyung |
뭇웃음 |
by 권순영 Kwon Soonyoung |
이웃효과 |
by x-field 외 |
기억나지 않는, 잊혀지지 않는. |
by 국동완 Kook Dongwan |
FASCINATIONS |
by 에릭 페리아르 Eric Perriard |
오필리아의 모험 |
by 박민희 외 Park Minhee et al. |
설화의 탄생 |
by 마사코 스즈키 외 Masako Suzuki et al. |
바꾸기.짜깁기.우려먹기 |
by 박진현 외 Park Jinhyun et al. |
이동유원지 |
by 노상준 Roh Sangjun |
산호같이 푸른 콘크리트 아래 |
by 김성은 Kim Vicky Sung-eun |
versus 3 |
by 오민정 외 Oh Min-jeong et al. |
우리가 버려진 창고에서 발견한 것들 |
by 정소영 외 Chung So-young et al. |
Accumulated traces |
by 윤가림 Yoon Ka-lim |
누구나 꾸는 꿈 |
by 김주현 Kim Joo-hyun |
Bonobo Noise Project |
by 김호준 Kim Ho-joon |
House in Your Head |
by 랜디&카트린 Randi&Katrine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액추얼시티 |
by 석재원 외 Seok Jae-won et al. |
Untitled |
by 최승훈+박선민 Choi Sung-hun+Park Sun-min |
간격 |
by 문영민 Moon Young-min |
made of layers |
by 최승훈 외 Choi Sung-hoon et al. |
one day, one deal |
by 박지훈 Park Ji-hoon |
breathing in & out |
by 김미형 외 Kim Mi-hyeong et al. |
versus 2 |
by 최승훈+박선민 Choi Sung-hun+Park Sun-min |
나왕선반 일상 사물 속의 時 |
by 마키시 나미 Makishi Nami |
La |
by 엘.에이. 토마리 L.A.Tomari |
킨로스, 현대 타이포그래피 |
by 최성민 Choi Seong-min |
슴슴. 건축. 시 |
by 김혜수 외 Kim Heyi-soo et al. |
모호한 복종 |
by 정상현 Jeong Sang-hyeon |
나누다 프로젝트 |
by 권혁 Kweon Hyuk |
oh my office |
by 이미경 Lee Mi-Kyung |
진행중인 공간 場.空.間 |
by 곽나실 Kwak Nashil |
versus 1 |
by |
Melbourne Art Fair 2008 |
by 경현수 외 Kyeong Hyeon-soo et al. |
입력과정 入力過程 A B C |
by 최병일 Choi Byeong-il |
그곳에선 가능한 일들 |
by 이유진 외 Lee Yoo-jin et al. |
템포그라피 |
by 노경민 외 Kyung Roh Bannwart et al. |
In My Shoes |
by 노상준 외 Roh Sang-jun et al. |
PM 4:00 - 9:00 |
by 최승훈+박선민 Choi Sung-hun+Park Sun-min |
지상의 모든 애인들이 한꺼번에 전화할 때 |
by 이재이 Jaye Rhee |
빗각角서敍사事 |
by 크리스 카카미즈 외 Chris Caccamise et al. |
노준 × 서승모-1st collabo. <구멍 (孔)> |
by 노준 × 서승모 Noh Jun x Seo Seungmo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워크 메이드 인 발렌시아 |
by 성재혁 Sung Jaehyuk |
T r e e |
by 이명호 Lee Myung-Ho |
드로잉 쇼 |
by 고가현 외 Koh Ka-Hyun et al. |
열린 공방전 |
by 김익 외 Kim Yik et al. |
Spooky action at a distance |
by 딘 모스 Dean Moss |
CHEEKY Art Show in Seoul |
by 심아빈 Shim Abeen |
Separate and Connect |
by 노부유키 다카하시 Nobuyuki Takahashi |
슈퍼 이베이어 |
by 이미혜 Lee Mihye |
Realities |
by AVPD |
돌아가는 art |
by 제레마이어 타이펜과 신기운 Jeremiah Teipen&Shin Ki-Woun |
공간속의 지도 |
by 경현수 Kyung, Hyounsoo |
Connecting |
by 현명아 Hyun Myung-ah |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
by 김연태 Kim Yeontae |
(최)슬기와 (최성)민의 (넓은 의미에서) 타이포그래피 |
by (최)슬기 + (최성)민 sulki + Min |
People Call Me Madame Owl |
by 안강현 Ahn Kanghyun |
2006 이주영 프로젝트 <잃어버린 언어를 찾아서> |
by 이주영 Lee Jooyoung |
한글꼴이 걸어나오다 |
by 권정민 외 Kwon Junmin et al. |
Tinker |
by 표수미 Pyo Sumi |
마음 |
by 고지영 외 Go Jiyoung et al. |
Surreally Real! : 미술, 혹은 마술 |
by 이유진 외 Lee Yoo-jin et al. |
고가현 개인전 <사람-형태소> |
by 고가현 Go Gahyun |
이면공작裏(異)面工作 시나리오 |
by NONAMENOSHOP |
Park + |
by 프로젝트 디자인 그룹 파크 플러스 Project Design Group Park Plus |
하늘 공연장 Open Theater |
by 홍영인 Hong Young-yin |
My Style Your Style |
by 마미코 타이라 Mamiko Taira |
한여름 밤의 꿈 |
by 강유선 Kang Yusun |
우울증에 걸린 집 |
by 김시연 Kim Siyeon |
나는 니가 행복했으면 해 |
by 노석미 Noh Sukmi |
목성 |
by 마리오네트 인형극단 Marionette Theater |
엔트로듀싱 |
by 에밀고 Emil Goh |
A Diary: Typographic Days |
by 박우혁 Park Woohyuk |
Window Exhibition |
by 김기라 Kim Kira |
북아트전 |
by 곽나실 외 Kwak Nashil et al. |
경계에서 경계하기 |
by 윤희수 Yoon Heesoo |
한글. 타이포그라피. 책. |
by 이용제 Lee Yongjae |
인형계 / 人形界 |
by |
A Combined View |
by 이소연 외 Lee Soyeon et al. |
The Pleasure of Patterns |
by 바루후 고틀립 외 Baruch Gottlieb et al. |
Untitled |
by |
Untitled |
by |
전시명 ... |
by |
전시명 ... |
by |
슬픈 모유 The milk of sorrow |
2014.5.31 - 6.22 |
슬픈 모유 The milk of sorrow
by 권순영 Kwon Soonyoung
전시 개요
갤러리 팩토리의 6월 전시는 권순영의 세 번째 개인전인 <슬픈 모유> 이다. 본 전시는 회화 드로잉 입체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동안 검은 그림(수묵화)을 위주로 작업을 해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회화 드로잉 그리고 스컬피를 이용한 소조작업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인 <슬픈 모유>는 클라우디아 요사Claudia Llosa 감독의 영화 [슬픈 모유 The Milk of Sorrow]에서 빌려왔다. 영화 속의 여주인공처럼, 작가는 남성의 폭력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과 아이들의 삶을 은유하는 의미로서 이 제목을 쓰게 되었다.
작가는 지난 전시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전시에서도 폭력과 희생의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지만, 폭력과 희생이 발생한 사회구조적 현실을 폭로하기보다는 사회적 약자의 상처와 고통에 대한 연민과 애도에 더 마음을 둔다. 기묘한 환상성과 현실의 접점의 갖는 <고아들의 성탄2>는 그러한 마음으로 그려낸 슬픈, 거대한 참극의 풍경이라 할 수 있다. 화사하고 부드러운 색채아래 잔혹하고 폭력적인 현실의 면면이 묘사되어 있다.
권순영의 이번전시는 타인의 고통이 소비되는 현실에서 고통을 함께하고 고통을 증명하려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를 갖게 한다.
전시 글
순수의 잔혹사
노충현(화가)
원래 웃음과 눈물은 따로 있었다. 2010년 권순영은 망원역근처에서 작업실을 얻어 <뭇웃음>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즈음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얼굴에 나타났다. 그리고 하늘에는 달과 별 그리고 구슬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이율배반적인 표정은 슬픔과 체념 그리고 불안 등을 내포한 기묘한 정서를 드러내는 주요한 장치로서 [뭇웃음]전부터 작가가 사용하는, 폭력에 대항하는 부드러운 전술이다. 그 시기에 그려진 <수태고지>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이다. 이 그림에는 자전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사들이 “특정한 기승전결 없이 상처와 고통이라는 정서적 상태를 형상화”되어“정서적 덩어리 혹은 심리적 유기체(이은주, 미술비평)”로 엉켜있다. <수태고지>에는 임신과 출산 그리고 낙태와 같은, 여성의 몸이 겪어야하는 불안과 공포가 배어있다. 이 그림의 좌측 상단의 모자상을 특히 좋아했다. 엄마의 품에 안긴 아이는 갓 태어난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유산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엄마는 동화속의 왕비처럼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이 모자상은 <이벤트>(2009)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리고 <슬픈 모유>로 이어지면서 조금씩 다른 모습을 띤다.
권순영은 일반적으로 추하거나 혐오스럽다고 여겨지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녀가 그리는 형상의 우스꽝스러움과 추함에 대하여 내가 별 호감을 갖지 못하고 있을 때면 그녀는 이렇게 묻곤 했다. “ 왜 귀엽지 않아?”? 작가는 상투적인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작가가 신디셔먼 Cindy Sherman의 작업에 관심을 보인 것은 자연스럽다. 관습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더럽고 난폭하며 기괴하게 다룬 그녀의 방식을 흥미롭게 본 것이다. 신디셔먼이 자신의 성숙한 몸을 예술적 매체로 사용한 반면에 권순영의 분신들은 대부분 미성숙하다. 미성숙할 뿐만 아니라 적당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풍선처럼 ‘부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한 번도 몸의 무게를 얻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미성숙한 분신들은 자신에게 가해진 고통과 상처를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보여준다. 고통을 느끼지만 괴성을 지르지 않고, 이유를 묻지 않은 채 받아들이는 체념과 수용의 태도는 보는 이의 마음을 아리게 하고 숙연하게 만든다.
권순영의 세 번째 개인전인 <슬픈 모유>전은 회화 드로잉 입체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엔 채색화 <슬픈 모유><고아들의 성탄2>와 드로잉연작 <마이 프렌즈> 그리고 안쪽공간에는 스컬피로 만든 <다락방 아이들>이 설치된다. 2층에는 검은 그림(수묵화)들이 걸린다.
전시 제목인 <슬픈 모유>는 클라우디아 요사 Claudia Llosa 감독의 영화 [슬픈 모유 The Milk of Sorrow]에서 빌려왔다. 영화는 페루의 ‘슬픈 모유병’을 소개한다. ‘슬픈 모유병’이란 임신한 여성이 강간이나 성폭행을 당하게 되면 태아에게 엄마의 공포감이 모유를 통해서 전달이 되고 성인이 된 아이는 그 성적 공포심을 물려받아 여전히 고통을 겪는다는 것이다. 도입부에 나오는, 병상에 누운 엄마의 구슬프고 처연한 노래는 이 영화의 모든 정서를 함축한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여주인공이 겪는 정신적 심리적 장애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권순영은 남성의 폭력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과 아이들의 삶을 은유하는 의미로서 이 제목을 쓰게되었다고 했다.
작가는 지난 전시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전시에서도 폭력과 희생의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작가는 폭력과 희생이 발생한 사회구조적 현실을 폭로하기보다는 사회적 약자의 상처와 고통에 대한 연민과 애도에 마음을 둔다. 이러한 입장은 폭력의 주체를 재현하는 문제에도 반영된다. 작가가 선생님이라 부르는 헨리다거 Henry Darger는 폭력의 주체(성인남자)와 희생자(아이)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반면에 작가는 폭력의 주체를 거의 그리지 않는다. 첫 번째 개인전인<Flash Back>전에서는 부분적으로 재현되어 있었다. 이것이 의도적인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는 아직은 알 수 없다. 폭력의 주체를 재현하지 않음으로써 희생자에 대한 연민과 애도에 보다 치중하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것이 그림을 다소 ‘감상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내가 여기서 사용한 ‘감상적’이라는 단어는 우리의 미술 현실에서 그리 환영받지 못한 말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80,90년대 대학사회에서는 ‘감상적’이란 말은 부정적인 뉘앙스를 지니고 있었다. 긴급한 시대적 현실에서 ‘감상적’인 방식이란 사회구조적인 인식을 결여한 유약하고 비현실적인 입장으로 받아들여졌다. 어쩌면 미술의 현실이 이러한 ‘감상적’인 것을 허용할 여유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권순영의 회화에서 보이는 ‘감상적’인 측면을 모성적인 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서 ‘모성적’이라는 것은 보편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세상의 모든 엄마가 지닌 자식에 대한 마음인 것이다. 그로인해 그림은 온기를 얻는다.
한동안 권순영은 허리통증으로 인해서 작업을 거의 하지 못했다. 몸이 불편했기 때문에 작업의 과정을 바꿀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 채색화를 선보인 것은 몸의 상태와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 채색화는 배경을 먼저 칠한 후에 대상을 그리기 때문에 작업과정이 훨씬 수월하다는 것이다. 검은 그림(수묵화)에서 배경은 마지막 과정이었지만 채색화에서는 맨 처음의 과정이 된다. 그동안 작가는 몸의 수난을 그림으로써 폭력과 희생을 말해왔다. 작가가 채색을 하기로 했을 때 몸의 색을 떠올린 것은 당연한 귀결처럼 보인다. 창살화판은 몸이 되고 물감의 층은 피부가 되는 것이다. 작가는 아이의 피부처럼 고운 살색으로 바탕을 칠하고 싶었다고 했다. 피부의 미묘한 톤을 살리기 위해서 분무기를 이용하여 물감을 여러 번 분사하는 방식을 택했다.
미혼모를 다룬 <슬픈 모유>나 악몽으로 전락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다룬 <고아들의 성탄2>의 회화 속 다양한 군상들은 고통을 겪으면서도 한결같이 울며 웃는다. 작가는 이곳에 수많은 표정을 새겨 넣었다. 잠시, 작가의 관찰하는 습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필요할 것 같다. 집에 있는 동안 나는 거의 어항 안을 들여다보지 않는 반면에 권순영은 작은 어항을 바라보면서 상당한 시간을 보낸다. 매일매일 변화하는 그 안의 표정을 내게 말해준다. 어쩌면 작가가 그려낸 수많은 표정들은 모두 어항의 세계로부터 나온 것인지도 모른다. <고아들의 성탄2>에서 볼 수 있는 리본을 맨 아이의 머리, 토끼 머리핀, 풍선가슴, 내장, 잠자리, 인형들, 정령들, 실핏줄, 눈사람들과 같은 형상들이 같은 듯 다른 표정과 동작으로 어울려 참극의 풍경을 그려낼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작은 세계를 끊임없이 관찰하는 습관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작가의 그림은 가깝게 다가서서 봐야만 한다. 충분히 바라보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들, 상처와 고통은 그렇게 묘사되어있다.
드로잉 <마이 프렌즈>는 작가가 소장하고 있는 작은 피규어figure를 대상으로 그린 것이다. 10점으로 구성된 이 드로잉은 채색화에서 볼 수 있는 인형들과는 조금 다른 구석이 있다. 영원히 늙지 않을 것만 같았던 순수의 이미지-피노키오 캔디 미키마우스들은 성인이 된 우리의 의식 속에서 그로테스크한 퇴폐와 혐오의 이미지로 전락한다. 그들의 눈동자엔 핏발이 서려있고 성기는 뭉툭하게 발기가 되어 있으며 주변에 털이 나있다. 내게는 좀 짓궂은 장난처럼 보이는, 작가의 가학적인 행위는 타락하고 폭력으로 얼룩진 세계에서 영원한 순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노골적으로 B급 문화의 속성을 차용하여 순수의 취약함과 성인의 세계가 지닌 속됨을 드러낸 작업이라 할 수 있다.
1층의 안쪽 공간에 설치된 <다락방 아이들>은 회화에서 볼 수 있는 인형들을 만들어서 낡고 곰팡내 나는 장식장에 배치한 것이다. 인형들은 스컬피로 소조한 후에 오븐에 굽고 물감으로 채색한 것이다. 스컬피라는 재료는 미세한 표정과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는 속성을 갖고 있다. 작가는 조각도를 이용하여 인형의 곳곳에 표정의 디테일을 살린다. 특히 이와 입술은 사실적이면서도 괴기스럽다. 작가는 사포를 이용하여 인형의 표면을 훼손시키고 전구의 빛을 이용하여 회화와는 달리 고통과 불안을 그대로 노출시킨다. 음습한 다락방으로 겁에 질린 아이들이 숨어버리듯이 작가는 고통의 구석을 보여주려 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권순영은 [뭇웃음]과[슬픈 모유]전을 통해서 기묘한 환상성과 현실의 접점을 모색해왔다. 작가의 작업이 시각적으로는 환상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지만 작가도 언급했듯이 작업의 모티브는 현실적 세계에서 비롯된다. 그것이 작가의 작업에 진정성과 영감을 부여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작가가 그려낸 고통의 감정들은 상투적이거나 모두 허구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이제 글을 마무리하면서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대화를 소개를 하려 한다.
해리는 묻는다.
“이건 현실인가요, 제 머리 속에서 벌어지는 일인가요?”
덤블도어 교장은 대답한다.
“물론 네 머리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지. 그렇다고 해서 현실이 아닌 건 아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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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작가 권순영은 1975년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이후 다수의 그룹전과 2회의 개인전을 가진바 있다. 권순영은 자전적인 경험들을 작품의 주제로 활용해왔으나, 근작들에서는 개인적 경험에서? 발한 이야기가 상상력을 통해 진화되고 확장되어 꿈 속과 같은 새로운 판타지로 구현되었다. 권순영의 작품 속에는 미키마우스나 캔디와 같은 만화 속 캐릭터들이 작가 스스로 창조해 낸 수많은 캐릭터들과 더불어 등장하지만, 이 캐릭터들은 만화 속과는 달리 고문과 같은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당하는 잔혹한 세계 속에 있다. 그러나 이런 장면의 배경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유년기의 순진한 환상을 반영하는 듯 흰 눈이 내리거나 크리스마스 트리의 장식볼들이 떠있다. 이 같은 장치는 현실과 분리되어 있는 아득한 꿈 속과 같은 상태를 만들고, 유리알 속 풍경처럼 환상적인 효과를 유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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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팩토리
전화 : 02-733-4883
이메일 : galleryfactory@gmail.com
웹사이트 : www.factory483.org
Overview
Title : The milk of sorrow
Duration : March. 30, 2014 - June. 22, 2014
Artist : Kwon Soonyoung
Opening Reception : June. 22, 2014
Hours : Mon.- Sun. 11:00 a.m. - 7: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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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site : www.factory483.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