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수고 Wild goose chase |
by 헤적프레스 / 읊조림 장기하 |
eek |
by 박민하 |
더블 컬리 루프 ➿ |
by 25시 세일링 |
작은 관상식물들 |
by 민정화 |
3MM: 도무송과 콜라주, 보이지 않던 공간들 |
by 이예주 |
Earth |
by 맹민화 |
BGA Offline Showcase PHYSICAL |
by 백그라운드 아트웍스 |
아넥스 프로젝트: 컷신 |
by SGHS |
그라데이션 |
by 팩토리 에디션 x 수토메 아포테케리 |
자신을 돌봄: 일기와 편지 The Care of the Self: Journals and Letters |
by 최태윤 Taeyoon Choi |
B F D 쇼룸 - 2nd Nomadic Showroom : Repose |
by B F D |
관상식물 |
by 민정화 |
Pride Over Prejudice |
by 숲, 라파엘, 제람 |
분신술: 서불과차 |
by 문이삭 |
정상궤도 |
by 김원영, 김초엽, 유화수, 이지양 |
정원 속의 포켓몬 |
by 홍민기 |
지질학적 베이커리 |
by 안데스 |
칠성조선소-서체발표 |
by Sandoll x 칠성조선소 |
영인과 나비: 끝의 입자 연구소에서 온 편지 |
by 오로민경 OroMinkyung |
봉평콧등작은미술관 기획전 <메밀맡 끝나는 곳 너머> |
by 박현성x황예지, 리따 이코넨x캐롤리네 요로쓰, 서울로, 이소영 |
눈먼 길 |
by 김다움 |
SUPERELLIPSE MIX SET VOL.1 |
by SUPERELLIPSE |
<DAYDREAM> TIEL POP-UP STORE |
by TIEL |
PaAp Tempeh Pop-up Store |
by PaAp Tempeh |
이것은 99.17005896568298% 확률로 달항아리입니다 |
by 천영환 |
툴툴툴 |
by 김종범, 최경주, 펜슬키오스크, 레귤라X팩토리콜렉티브 |
New Wave New Library |
by 느티나무도서관, 서지민, 정유진, 컨텍스트 레이어 |
할로미늄 팝업 스토어 - OKINAWA GALS |
by PIC, Charyoung Lee, Daham Park, Ibuki Sakai |
테이크 미 홈 |
by 소쇼, 아티스트 프루프, 팩, 팩토리2, 카스코 |
FACTORY2 Book & Shop |
by Factory2 |
[FACTORY 2 메세나후원 기업 에이랜드 10주년 기념전시] ALAND BROOKLYN |
by 김영나, 양민영, EH, 올림피아 섀넌, 전산, 나하나 |
[팩토리 2 대관전시] 채집운동 모르타르 |
by 전지 |
운동-부족(部族) |
by 보슈(권사랑+서한나+신선아), 여가여배(강소희+이아리), 윤예지, 정아람 |
타인의 삶 |
by |
발 밑의 미래 |
by 팩토리 콜렉티브, 뚜오마스 A. 라이띠넨, 손정민, 안데스, 옌니 누르멘니에미 |
초상과 회화. 예술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
by 고등어, 엄유정, 전병구 |
[팩토리 2 대관전시] 부유하는 것들 |
by 소동호 |
[팩토리 2 대관전시] Sun, sun, sun, here it comes |
by 전나환 |
아일랜드 |
by 아티스트 프루프 ARTIST PROOF |
나는 언제나 베이스를 본다 |
by 마키시 나미 Makishi Nami, 김수영 Kim Suyoung |
구텐베르크 버블 |
by 최문경 Kelly Moonkyung Choi |
things of FACTORY |
by 김보람, 로와정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소용돌이를 향한 하강 |
by 25시 세일링 (김보경 + 김청진) |
versus 10년, versus 10호 끝 Vs. 시작 |
by |
N개의 블루 |
by FACTORY EDITION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산업디자인 스튜디오 SWNA 개인전 <공정의 미학> |
by SWNA |
Stone Pillow Project Archive |
by 크리스티나 킴 Christina Kim |
No More Fruits |
by 김세형, 박승혁, 신동휴, 양민영 Kim Sae-Hyung, Park Seung-Hyuk, Shin Dong-Hyu, Yang Min-Yong |
여우와 두루미의 식탁 |
by 안아라, 최진영 Ahm Ara, Choi Jin-Yong |
기생하는 구조들 |
by 김보람 Kim Borahm |
Typocraft Helsinki to Seoul |
by . |
A Pregnant Moment |
by 앤소피 샌달 Annesofie Sandal |
한 겨울의 여름 |
by 카탈리나 레온 Catalina León |
Still Alive |
by 카밀라 베르너 Camilla Berner |
사막 나무늘보 빵 사람과 같은 것들 |
by 엄유정 Eom Yujeong |
Interval |
by 마키시 나미 Makishi Nami |
온전히 촉감만 남은 방 |
by 김대균 Kim Daekyun |
Wandering Still |
by 지니서 Jinnie Seo |
조판 연습: 길 잃은 새들 |
by 이경수 Lee Kyeongsoo |
사진과 스튜디오, 그리고 거짓에 관하여 |
by 김형식 Kim Hyungsik |
여기라는 신호 |
by 이윤이 이제 오종현 Yi Yunyi Lee Je Oh Jonghyun |
versus no.8 |
by 박선민 Park Sunmin |
프랙티스 |
by Ab group |
동식물계 |
by 소피 듀퐁 외 Sophie Dupont et al. |
당신의 친구, 대화와 협업 |
by 크리스틴 선 킴 외 Christine Sun Kim et al. |
카멜레온 |
by 안강현 KIBIAN (aka.Ahn Kanghyun) |
마음의 산책 II |
by 칼 나브로 Karl Nawrot |
Practical Theories |
by 아누 투오미넨 Anu Tuominen |
사각지대 찾기 |
by 오인환 Oh Inwhan |
타기 좋은 형태 |
by 맙소사/김병국 MARCSOSA |
물건방식 |
by 이은우 Lee Eunu |
슬픈 모유 |
by 권순영 Kwon Soonyoung |
그 정도 거리 |
by 로와정 RohwaJeong |
시적공간연습 |
by 경현수 외 Kyung Hyunsoo et al. |
식물사회 |
by 김주현 외 Kim Joohyun et al. |
떠나거나, 혹은 남거나 |
by 김재민이 외 Kim Gemini et al.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공백의 반응 |
by 오희원 Oh Heewon |
Painting |
by 허태원 Heo Taewon |
The Passing |
by 에바 스틴 크리스텐센 Eva Steen Christensen |
versus 6 |
by 박선민 외 Park Sunmin et al.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우리가 말하는 것들의 대화 |
by 이정후 Lee Jeonghoo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400 years in 4 minutes |
by 이행준 Lee Hangjun |
도시공원 예술로 공공미술사업: 경남 함양 상림공원 프로젝트 - 라운드 프로젝트 |
by 장민승 외 Jang Minseung et al. |
치효치효 |
by 강서경 Kang Seokyeong |
서베이 전시 <모빌리티의 꿈> |
by 권용주 외 Kwon Yongju et al. |
Casual Pieces 1. 눈을 감고 마음을 감다 |
by 하시시박 Hasisi Park |
LAZY RIOT "In Your Face" |
by 레이지 라이엇 (성낙영, 성낙희) LAZY RIOT (Nakhee Sung, Nakyoung Sung) |
이면의 이면 |
by 전소정 Jun Sojung |
아웃스커트 |
by 박승규 외 Park Seungkyu et al. |
A Brief History of Disbelief |
by 아너스 보이옌 & 크리스토퍼 오룸 Anders Bojen & Kristoffer Ørum |
Luft exhibition 2012 |
by 사토코 타케시마 외 Satoko Takeshima et al. |
Eat & Talk in Habitat + versus Lounge |
by 장민승 외 Jang Minseung et al. |
SnS13 - Collection and Connection |
by 이수인 Lee Sooin |
Surfaces of Listening |
by 김온 Kim On |
We build upon ruins of the future |
by 헤나-리카 할로넨 Henna-Riikka Halonen |
Obsession within |
by 피에 노스케 Fie Norsker |
얼굴들 |
by 이수경 Lee Sukyung |
빛이 탄다 |
by Less (김태균) |
과거, 현재, 미래 |
by 김영(수트맨) Kim Young (Suitman) |
빗각角서徐사事 |
by 강혜숙 외 Kang Hyesook et al. |
FOUND ABSTRACTS |
by 김영나 Kim Yongna |
밤에 익숙해지며 |
by 장보윤 Jang Boyoon |
가구가수 |
by 박진우 외 Park Jinwoo et al. |
versus 4호 + Between Exhibition |
by 안인용 외 Ahn Inyong et al. |
Domestic Games |
by 신지은 Shin Jieun |
한국의 그림_사진을 읽다 |
by 강석호 외 Kang Seokho et al. |
Playing Reality |
by 노경민 Kyung Roh Bannwart |
후광을 찍어드립니다 |
by 이종명 Lee Jongmyung |
뭇웃음 |
by 권순영 Kwon Soonyoung |
이웃효과 |
by x-field 외 |
기억나지 않는, 잊혀지지 않는. |
by 국동완 Kook Dongwan |
FASCINATIONS |
by 에릭 페리아르 Eric Perriard |
오필리아의 모험 |
by 박민희 외 Park Minhee et al. |
설화의 탄생 |
by 마사코 스즈키 외 Masako Suzuki et al. |
바꾸기.짜깁기.우려먹기 |
by 박진현 외 Park Jinhyun et al. |
이동유원지 |
by 노상준 Roh Sangjun |
산호같이 푸른 콘크리트 아래 |
by 김성은 Kim Vicky Sung-eun |
versus 3 |
by 오민정 외 Oh Min-jeong et al. |
우리가 버려진 창고에서 발견한 것들 |
by 정소영 외 Chung So-young et al. |
Accumulated traces |
by 윤가림 Yoon Ka-lim |
누구나 꾸는 꿈 |
by 김주현 Kim Joo-hyun |
Bonobo Noise Project |
by 김호준 Kim Ho-joon |
House in Your Head |
by 랜디&카트린 Randi&Katrine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액추얼시티 |
by 석재원 외 Seok Jae-won et al. |
Untitled |
by 최승훈+박선민 Choi Sung-hun+Park Sun-min |
간격 |
by 문영민 Moon Young-min |
made of layers |
by 최승훈 외 Choi Sung-hoon et al. |
one day, one deal |
by 박지훈 Park Ji-hoon |
breathing in & out |
by 김미형 외 Kim Mi-hyeong et al. |
versus 2 |
by 최승훈+박선민 Choi Sung-hun+Park Sun-min |
나왕선반 일상 사물 속의 時 |
by 마키시 나미 Makishi Nami |
La |
by 엘.에이. 토마리 L.A.Tomari |
킨로스, 현대 타이포그래피 |
by 최성민 Choi Seong-min |
슴슴. 건축. 시 |
by 김혜수 외 Kim Heyi-soo et al. |
모호한 복종 |
by 정상현 Jeong Sang-hyeon |
나누다 프로젝트 |
by 권혁 Kweon Hyuk |
oh my office |
by 이미경 Lee Mi-Kyung |
진행중인 공간 場.空.間 |
by 곽나실 Kwak Nashil |
versus 1 |
by |
Melbourne Art Fair 2008 |
by 경현수 외 Kyeong Hyeon-soo et al. |
입력과정 入力過程 A B C |
by 최병일 Choi Byeong-il |
그곳에선 가능한 일들 |
by 이유진 외 Lee Yoo-jin et al. |
템포그라피 |
by 노경민 외 Kyung Roh Bannwart et al. |
In My Shoes |
by 노상준 외 Roh Sang-jun et al. |
PM 4:00 - 9:00 |
by 최승훈+박선민 Choi Sung-hun+Park Sun-min |
지상의 모든 애인들이 한꺼번에 전화할 때 |
by 이재이 Jaye Rhee |
빗각角서敍사事 |
by 크리스 카카미즈 외 Chris Caccamise et al. |
노준 × 서승모-1st collabo. <구멍 (孔)> |
by 노준 × 서승모 Noh Jun x Seo Seungmo |
[갤러리 팩토리 대관전시] 워크 메이드 인 발렌시아 |
by 성재혁 Sung Jaehyuk |
T r e e |
by 이명호 Lee Myung-Ho |
드로잉 쇼 |
by 고가현 외 Koh Ka-Hyun et al. |
열린 공방전 |
by 김익 외 Kim Yik et al. |
Spooky action at a distance |
by 딘 모스 Dean Moss |
CHEEKY Art Show in Seoul |
by 심아빈 Shim Abeen |
Separate and Connect |
by 노부유키 다카하시 Nobuyuki Takahashi |
슈퍼 이베이어 |
by 이미혜 Lee Mihye |
Realities |
by AVPD |
돌아가는 art |
by 제레마이어 타이펜과 신기운 Jeremiah Teipen&Shin Ki-Woun |
공간속의 지도 |
by 경현수 Kyung, Hyounsoo |
Connecting |
by 현명아 Hyun Myung-ah |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
by 김연태 Kim Yeontae |
(최)슬기와 (최성)민의 (넓은 의미에서) 타이포그래피 |
by (최)슬기 + (최성)민 sulki + Min |
People Call Me Madame Owl |
by 안강현 Ahn Kanghyun |
2006 이주영 프로젝트 <잃어버린 언어를 찾아서> |
by 이주영 Lee Jooyoung |
한글꼴이 걸어나오다 |
by 권정민 외 Kwon Junmin et al. |
Tinker |
by 표수미 Pyo Sumi |
마음 |
by 고지영 외 Go Jiyoung et al. |
Surreally Real! : 미술, 혹은 마술 |
by 이유진 외 Lee Yoo-jin et al. |
고가현 개인전 <사람-형태소> |
by 고가현 Go Gahyun |
이면공작裏(異)面工作 시나리오 |
by NONAMENOSHOP |
Park + |
by 프로젝트 디자인 그룹 파크 플러스 Project Design Group Park Plus |
하늘 공연장 Open Theater |
by 홍영인 Hong Young-yin |
My Style Your Style |
by 마미코 타이라 Mamiko Taira |
한여름 밤의 꿈 |
by 강유선 Kang Yusun |
우울증에 걸린 집 |
by 김시연 Kim Siyeon |
나는 니가 행복했으면 해 |
by 노석미 Noh Sukmi |
목성 |
by 마리오네트 인형극단 Marionette Theater |
엔트로듀싱 |
by 에밀고 Emil Goh |
A Diary: Typographic Days |
by 박우혁 Park Woohyuk |
Window Exhibition |
by 김기라 Kim Kira |
북아트전 |
by 곽나실 외 Kwak Nashil et al. |
경계에서 경계하기 |
by 윤희수 Yoon Heesoo |
한글. 타이포그라피. 책. |
by 이용제 Lee Yongjae |
인형계 / 人形界 |
by |
A Combined View |
by 이소연 외 Lee Soyeon et al. |
The Pleasure of Patterns |
by 바루후 고틀립 외 Baruch Gottlieb et al. |
Untitled |
by |
Untitled |
by |
전시명 ... |
by |
전시명 ... |
by |
드로잉 쇼 The drawing Show |
2007.4.27_5.20 |
드로잉 쇼
- The drawing Show
드로잉은 가장 기초적인 선 작업으로 출발할 수 있지만 그 결과물은 무한하다.
선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여러 장르에서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분야는 디자인, 건축, 영상, 설치, 회화 등 다양성을 띤다.
이 전시는 가장 기초적인 요소인 ‘선’을 근간으로 하여 가장 완성도 있는 작업을 그 형식적으로도 물론이며, 그 결과에서 초래되는 다양한 활동(activities) 영역까지도 아우르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개념의 드로잉을 다양하게 선보이게 된다.
전시서문
글_김인선
나무는 뿌리에서 나무기둥을 타고 여러 갈레로 뻗은 가지를 지나 수많은 잔가지에서 돋아난 푸른 이파리들로 연결되어 있다. 이렇게 생긴 ‘사물’을 나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이렇게 생긴 사물은 ‘나무같이 생긴’ 혹은 ‘나무를 본뜬’ 그 무엇이 된다. 나무가 되기 위한 조건은 너무나도 넓기 때문이다. 뿌리의 역할은 땅 속에서의 양분을 빨아들이는 것이다. 그 양분은 나무의 성장에 알맞은 양분이어야 하며 나무속을 맴도는 양분은 나무의 둥치와, 가지와 잎을 성장하게 해야 한다. 나뭇잎은 태양을 통해 광합성 작용이 이루어지며 이로 인해 산소가 만들어지며 이 산소는 모든 생명체에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다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기능을 소모하며 죽어간 생명체들은 나무가 자랄 수 있는 양분이 된다. 이것이 나무의 가장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모습이다.
드로잉 전시를 기획하면서 작가를 결정하고 작품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고민스러운 것은 어떻게 하면 ‘드로잉처럼 보이는’것이 아닌 ‘드로잉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다. 드로잉의 어원을 살펴보라는 지인의 충고를 따라 사전을 뒤졌을 때 드로잉에 대한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았다.
주로 선에 의하여 어떤 이미지를 그려 내는 기술. 또는 그런 작품. 색채보다는 선(線)적인 수단을 통하여 대상의 형태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다. ‘소묘’로 순화.
이런 정의에서 출발하는 것은 너무 광범위하여 사실 내가 왜 드로잉 전시를 만들어야 하는지 조차도 무의미해지는 방법이었다. 선을 통한 이미지는 사실 대상이나 화면을 보는 이들이 선적으로 읽기만 한다면 모든 것은 드로잉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돌아가서, 나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는 큰 오류를 범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무같이 생긴 어떤 것’을 묘사하기 위한 설명에서 사용한 뿌리, 가지, 이파리 등의 용어들은 각각의 특성에 따라 정식으로 붙여진 고유명사이고, 이 고유명사로서 나무를 설명했다면 그 속에서 실재 나무의 기능은 이미 설명되었다는 것이다. 즉, 정말로 정확히 설명하려면 “나무같이 생긴 어떤 것은 뿌리같이 생긴 어떤 것과 이와 연결된 나무기둥같이 생긴 어떤 것을 타고 여러 갈레로 뻗은 가지 같이 생긴 어떤 것과 연결된 수많은 잔가지같이 생긴 어떤 것에서 돋아난 푸른 이파리같이 생긴 어떤 것들로 연결되어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 옳았을 것 아닌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이제는 기획 초기에 생각했던 드로잉의 모습은 ‘드로잉처럼 보이는 어떤 것’을 피하고자, 나는 그 역으로 ‘드로잉처럼 보이지 않는 어떤 것’에 집착하고자 하고 있었다는 갱각이 들었다. 이 지점에서 또 다시 두 번째 나무같이 생긴 어떤 것에 대한 생각의 심각해진 오류를 발견했다. 이 두 번째 서술은 통상적으로 아무도 인정하지 않을 심각하게 융통성 없는 엉터리 표현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자 나는 첫 번째 서술에서 양분에서 출발하여 양분으로 끝나는, 아니 다시 양분에서 시작하는 나무에 대한 설명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드로잉의 모습에 집착하기 보다는 드로잉이 어떤 양분을 먹고 어떻게 성장하고 어떻게 작용하고 다시 양분으로 돌아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기로 했다.
처음 ‘드로잉’에 대해 훌륭한 역할로서 인식했던 것은 1997년 10월부터 1998년 1월까지 뉴욕에서 개최되었던 <The Private Collection of EDGAR DEGAR>의 전시에서였다. 드가는 사실적인 묘사에 뛰어났던 화가 앵그르의 제자였고 그의 페인팅과 소묘들을 다수 소장하고 있었다. 앵그르는 페인팅을 완성하기 위해 등장인물을 완벽히 재현할 때 까지 반복적으로 인물의 모습, 특징, 자세에 따른 옷자락의 모습 등을 연습했고 능숙해진 대상에 대한 묘사를 페인팅으로 옮겼다. 마찬가지로 드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매우 정확한 드로잉 묘사로 익숙해진 결과물임을 보여주는 수많은 연습 드로잉이 선보였다. 이러한 정교한 관찰에 의한 정확한 묘사의 드로잉은 고전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경향을 발전시킨 드가의 화풍 속에서 너무나 중요하게 자리 잡은 요소였다. 그리고 그 드로잉 화면은 그 완성도와 부분적인 묘사의 디테일에 대한 시각적인 집중도를 유도하면서 더욱 화려하고도 아름답게 화면을 구성하고 있었다. 그것이 처음 드로잉이라는 매체에 대한 감동이었다.
형식과 개념 사이의 차이로 반영되기도 하겠지만, 현대 미술을 대하면서 드로잉을 위한 작업과 작업을 위한 드로잉의 차이를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개념이 우선시 될 때에는 시용되는 드로잉에서의 완성도에 실망하면서 드로잉에 대한 기대가 점점 떨어질 무렵, 나는 드로잉 쇼라는 전시를 만들어야 했다.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손재주를 피웠을만한 작업을 선호하는 개인적 취향이 있는 나에게 드로잉의 장르에서 흥미를 찾아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기본적으로 완성도를 중요시 하는 작가들을 뽑았다. 그 완성도는 드로잉으로서가 아니라 드로잉의 형식이 차용된 다양한 장르의 예술작품로서 보여진다.
고가현은 그래픽 디자이너이다. 도록이나 포스터 등의 작업을 함께 해본 이들은 알겠지만 그녀의 작업은 자신이 디자인해야 하는 목적을 철저하게 연구한다. 어느 작가의 작품을 위한 도록이라면 그 작가의 현재 전시 작품 뿐 아니라 그 작업 경향이 어찌하여 여기까지 왔는지를 연구한다. 지금 벌어지려하는 전시가 어떤 성향인지 파고 든다. 그 속에서 주문자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해 준다. 고가현의 이러한 습성은 이번 전시에서 무엇을 제작해야 할지 스스로 연구해 내는 능력을 보여줄 것이다.
노네임노샵은 가구 디자인을 전공한 6명의 디자인 그룹이다. 그들은 매뉴얼을 그린다. 기능적인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가구를 제작하는 방법, 잔가지를 모아서 생명을 불어넣는 인형을 만드는 방법, 별을 바라보는 방법 등등 다양한 제작, 활동 등에 대한 매뉴얼을 그리고 만들어낸다. 그들은 이번 전시에서 역시 매뉴얼을 전시하게 된다. 그들의 작업실이 포함된 오래된 건물의 주소인 서교동 365번지 상인들을 대상으로 365 프로젝트라는 활동을 진행한 그들은 식물을 매개로 하여 네트워킹을 만들고 작은 지역 속에서 결속력을 이어 나갈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데, 이번 전시에서 그 시작과 과정을 보여준다.
김기라는 스토리 텔러다. 스스로 동화를 만들어내고 그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동화와 같은 드로잉을 그린다. 그 드로잉은 사각 화면속에서 이야기의 추상화 작업을 하듯 단편적이고, 모호하기도 하며 때로는 익살스럽다. 그 이야기의 파편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퍼즐을 맞추어나가게 되는데, 그것이 그가 의도한 내용이던 아니던 보는 이의 상상력은 무한히 뻗어 나간다.
김시연은 바닥 설치를 하게 되는데, 가루를 바닥에 패턴 형식으로 뿌린다. 그녀의 가루 설치 작업은 너무 섬세하여 약간의 진동에도 그 패턴은 흩어지게 될 것이다. 김시연이 다루는 재료들은 하나같이 가볍고 연약한데, 그녀는 이 재료들로 오히려 접근할 수 없는 방어책을 만들고, 현대 사회에서 개인과 개인간의 연약한 연결과 미약한 소통, 그 소통 속에서 쉽게 부서져버리는 관계 등을 그려낸다.
클레가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우스꽝스럽게 돌고 도는 형태의 변화를 보여주는 순환의 형식을 보여준다. 연관성이 전현 없는 듯 하지만 연결되는 사물들의 관계는 같은 색과 같은 두께의 드로잉 선으로 아슬아슬하게 지탱되면서 뜻 모를 스토리가 진행된다. 그의 작업은 즐겁고 부드러우며 가볍다. 선의 연결과 변화에 의해 다양한 모양으로 변형되며 순환하고 있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박환희의 작업은 벽화 드로잉이다. 갤러리 벽에 그려지는 그녀의 작업은 계속되는 연속적인 반복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불규칙하면서도 엇비슷해 보이는 형태들의 나열 속에 또 다른 오브제들간의 연관성이 함께 시선을 옮겨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 낸다. 이번 작업을 특히 거리에 세워진 나무들의 반복된 풍경을 인식하고 차용하여 공간 속에 재현해 내는 작업을 한다. 반복되지만 변화하는 선의 무수한 풍경이 보여진다.
한정림은 투명한 비쥬작업으로 팩토리에서 사용되지 않았던 구석진 공간을 채우고 그 공간을 인식하게 만드는 작업을 한다. 이들은 별자리를 서로 연결해 낸 작업이며, 별 대신 반짝임을 공간 속에 뿌려놓듯이 설치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선으로 상상력 속에서 조합된 별자리의 이야기가 구석진 공간에서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선을 이용하여 무엇을 표현한다는 것이 드로잉이라는 고정관념을 조금이나마 완화시켜보려는 기대감으로 작가들에게 요구한 작업은 관객조차도 선적인 태도로 작품을 읽어나갈 수 있도록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었다. 이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전시 공간 속으로 들어온 관람객의 눈으로 그들의 작품을 흘러가듯 읽을 수 있는 작업을 볼 수 있도록 설치한다. 디자인, 건축, 페인팅, 설치, 애니메이션 등의 여러 분야에서 그 표현 방식들이 제시되겠지만 이들은 드로잉이라는 한 뿌리에서 출발하고 흡수되고 순환하고 변형되어 각기 다른 결과물이 되는 흐름을 자연스레 만들어내다 보니 선은 다시 작업을 이루는 기초 단위로 흡수되고 작업의 모습은 드로잉의 본질을 떠나지 않고 있을 뿐이었다.
참여작가
고가현, 김기라, 김시연, 김희성, 노네임노샵, 박환희, 클레가, 한정림
Overview
Title : The Drawing Show
Opening Reception : Apr 27, 2007
Duration : Apr 27 - Mar 20, 2007
Hours : 11:00 a.m. - 6:00 p.m. (Closed on every Monday)
Artist : Koh Ka-Hyun, Kim Ki-Ra, Kim Si-Yeon, Kim Hee-Sung, Nomenoshop, Park Hwan-Hee, Klea, Han Jung-Lim
전시문의
갤러리 팩토리
전화 : 02-733-4883
이메일 : master@factory483.org
웹사이트 : www.factory483.org
Inquiry
Gallery Factory
Tel : 02-733-4833
E-mail : master@factory483.org
Website : www.factory483.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