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개의 블루 N Shades of Blue
2017년 9월 27일 (수) ~ 10월 1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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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개의 블루 (N Shades of Blue)

 

장소 : Gallery FACTORY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일정 : 2017년 9월 27일 (수) ~ 10월 17일 (화) 오전 11시 - 저녁 7시 
매주 월요일, 추석 당일 (10월 4일) 휴무 
오프닝 리셉션 2017년 9월 27일 (수) 오후 6시

 

책임기획: 이경희 (바이스버사)
기획협력: 안아라 (홈그라운드), 여혜진 (바이스버사), 김태형 (날씨), 서새롬, 진한솔
제작협력: 김성혜 (아수라) 
오프닝리셉션: 안아라 (홈그라운드)
문의 : Gallery FACTORY 
02 733 4883/ www.factory483.org/ galleryfactory@gmail.com

 

올해로 15주년을 맞는 갤러리 팩토리(이하 ‘팩토리’)는 전시, 퍼블릭 프로그램, 에디션, 아트 프로젝트, 출판이라는 주요 카테고리 아래 열다섯 번의 365일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올 연말 아카이브 전시를 준비 중이다. 그 첫 전시인 <N개의 블루(N Shades of Blue)>는 팩토리가 국내외 아티스트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진행해온 콜라보 작업, ‘팩토리 에디션(FACTORY EDITION)’에 대한 것이다.

 

‘팩토리 에디션’은 가구, 가방, 지갑, 의류와 같은 우리 일상에 꼭 필요한 상품에서부터, 조각, 사진, 장소특정적 설치 등 일상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작업 등으로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갤러리 팩토리는 <NShades of Blue>를 통해 그동안 에디션 작업을 함께 했던 이들, 즉 디자이너, 아티스트, 제작자, 판매자[처] 그리고 사용자 모두를 호명하고자 한다. 한자리에 모인 에디션과 이들 협업자를 통해 팩토리 에디션이 가진 적재적소의 넘치지 않는 유용성과 또렷한 취향을 공감하면서, 지난 15년은 물론 앞으로도 끝없이 만들어질 팩토리의 수많은 ‘블루’ 혹은 ‘파랑’을 한 자리에서 조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입구 양쪽에는 그간의 여러 유니폼 에디션에 이은 2017년 버전의 유니폼과 그 스터디 과정, 그리고 또한 꾸준히 시도해 온 업사이클링 프로젝트인 현수막을 활용한 가방을 볼 수 있고, 전면에는 팩토리가 본격적으로 에디션 사업을 시작한 2012년부터 최근까지의 작업들을, 그리고 안쪽에는 현재의 ‘팩토리 에디션’에 이르기까지 배경과 밑받침이 되었던 ‘에디션 스터디’와 ‘프리 에디션’을 소개한다.

 

매순간 새로운 아이덴티티들은 끝없이 생겨난다. 사업장, 사람, 그룹, 프로그램 등 다른 이[것]와 다르고 스스로의 존재 의미와 고유한 성격을 어렵지 않게 어필하는 아이덴티티 말이다. 한번은 누군가가 한 사석에서 ‘우리 회사 로고에 쓰인 색은 내가 만들어낸, 팬톤(Pantone)에도 없는 색이다’라며 자랑하기도 했는데, 이는 고유한 색이 곧 자신 정체성의 고유성이라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아예 색을 쓰지 않는 경우도 많다. 검정과 하양에 부러 모양을 내지 않은 보급형 폰트로 업체명만 쓰는 경우 말이다. 일이라는 것은 크게 약속의 하나이기도 하다. 당신과 나의 업무 간 오해 여지를 줄이기 위해 팬톤 색상표의 체계를 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색에 대한 생각의 구덩이를 조금만 파고 들어가 보면 정확한 색이란 게 무엇인가 싶을 때도 있다. 색이란 색각으로 ‘느낀’ 빛의 주파수(또는 파장)의 차이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색상을 말한다. 느낀 것을 느끼다니, 이 얼마나 주관적이고 불안정한 정의인가. 색은 그것을 감각하는 순간 많은 외부의 영향을 받고 또 느끼는 이의 내부 상태에 따라서도 다르다는 게 된다. 어차피 보여주고자 하는 색을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고 같은 사람이라도 오늘과 내일이, 지금과 잠시 후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얄궂은 색의 속성을 진작에 파악한 것인지, 아니면 귀찮았던 것인지, 그도 아니라면 별 신경을 두지 않은 것인지, 팩토리와 로고 색에 대한 대화를 하다 보면 조금은 당황스러운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로고의 블루는 팬톤 번호가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었을 때 ‘그런 것 없는데요’라는 답변을 듣고, 그래서 이어지는 자신을 향한 질문, ‘내가 보았던 혹은 알던 팩토리의 로고 색은 어떤 블루에 가까웠나’를 역추적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처음 던질 질문은 ‘팩토리에 어울리는 블루’로 넘어가 ‘그럴듯한’ 혹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 블루를 또 하나의 팩토리 아이덴티티로 추가하게 되는 것이다.


팩토리는 앞서 말한 것처럼 15년 동안의 다양한 프로젝트 중 에디션에 집중하는 계기를 전시를 통해 마련했다. 에디션이란 용어는 출판물에서 ‘판’이라는 의미로 흔히 사용하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그 의미는 확대되어 예술작품에서는 사진이나 판화의 경우 한정된 수량만 만들어내어 작품의 희소성을 대변하여 소장자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이기도 하고, 이것이 더욱 확장되어 한정판(limited edition)은 언젠가 마케팅의 한 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일상 소비문화에서 리미티드(limited)를 언리미티드(unlimited)하게 남용해 그 한정성에 무감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2012년 팩토리는 ‘팩토리 에디션’ 사업을 시작했다. 취지는 이러하다.

 

“갤러리 팩토리와 아티스트가 공동기획한 공간특정적 설치작업(Site-Specific Installations), 아트오브제(Art Objet), 기능성조형물(Public Furniture), 사진/판화(Photography / Print) 등의 프로젝트로 (중략) ‘아트워크’가 일상 안에 좀 더 가까워질 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되었으며, 개별 작가 및 디자이너와 열린 형식의 에디션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에디션의 대상이 되는 오브제, 조형물, 사진, 판화 등을 아우르는 단어가 ‘아트워크(art work)’라는 점이다. 아트워크를 사전적으로나 문화예술계에서 사용하는 의미로 여기서 부연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팩토리가 주목한 점은 하나의 에디션을 완성하기까지의, 좀 더 나아가 실제 에디션이 판매되어 팩토리와 창작자의 손을 완전히 떠나는 순간을 종착점으로 보았을 때, 그 과정을 작업(work)으로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준비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이 ‘아트워크’라는 단어가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15년 동안 팩토리가 실험해온 다양한 사업들, 가령 전시, 출판, 공공예술, 교육과 같은 프로그램 중 에디션을 별도의 전시로 떼어내어 선보이는 것도, 하나의 완성된 에디션에는 수많은 리서치와 실험이 ‘사람, 예술, 제작, 시간’의 사이를 오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팩토리의 활동과 성격을 단적으로 잘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팩토리는 이번 <N Shades of Blue> 전시에서 호명하고 그에 응한 협업자들을 통해 에디션 각각이 누구와 함께했으며, 그 과정에서 주고받은 아이디어와 이들이 쌓여 어떤 저마다의 레이어를 만들어가고 그것이 또 다른 사람을 흡입함으로써 하나의 아트워크의 발생과 순환이 있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그리고 하나의 에디션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전시라는 형식을 통해 선보이고는 있지만, 물건을 아끼고 애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전시장에 나와 있는 것만이 에디션의 전부가 아님을, 하나의 물건이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와 조율과 생각과 손길이 미치는지를 알고 또 그 이상으로 상상하길 바란다. 팩토리의 미확정적인, 앞으로도 끝없이 생산될 N개의 블루는 그간 팩토리가 실험해온 다양한 프로그램과 사람들과 에디션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한 앞으로도 있을 무한한 시행착오가 만들어낼 1걸음 후퇴와 1.5걸음 전진으로 조금씩 어디론가 가는 과정에서 팩토리는 함께한 사람들 저마다의 블루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경희 (책임기획)

 

 

팩토리 에디션 온라인 카탈로그 : http://factory483.org/editiontime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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