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의 날: 두루미처럼 먹기]
- 2017년 4월 22일 토요일 오후 3시 / 갤러리 팩토리 전시장 안쪽 방(여우굴)
초대의 말
안녕하세요. 두루미입니다.
저는 주로 남을 위한 요리를 하며 살아요. 어느 날 여우가 제게 밥을 차려준다고 집에 초대했지 뭐예요. 늘 다른 사람을 위한 밥만 하는 절 위해 여우가 제게 밥을 해주려는 것인가! 탄복해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어요. 그날 밤, 저는 좋은 술을 들고 여우네 집에 행복한 마음으로 갔지요. 여우는 저를 문 앞에서부터 환대해주었어요. 요리사에게 음식을 내는 일이 쉽지 않을 텐데, 선뜻 저를 초대한 여우가 너무 고맙고 좋았습니다. 식탁에 앉아 준비한 음식을 기다렸습니다. 아주 구수한 냄새가 나더군요. 식탁에는 아주 납작한 접시만 놓여있었어요. 그 위에 구수한 냄새의 스튜 냄비를 가져와 얹어주는 모습을 상상하며 기다렸습니다. 여우가 전골냄비를 들고 왔습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콩수프라고 하였어요. 저 역시 콩을 좋아해 기쁜 마음으로 음식을 나눠주기를 기다렸지요. 국자로 크게 한 국자 떠서 밑받침이라 생각한 그 납작한 접시에 툭 하고 부어주더군요. 저는 너무 당황했습니다. 제 혀는 아주 목과 가까운 부분에 있어서, 여우가 접시의 수프를 맛있게 다 핥아먹을 동안 제 부리 끝에만 뭍은 그 따뜻한 수프를 한모금도 맛볼 수 없었습니다. 배가 너무 고파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어쩜! 이렇게 상대를 하나도 모르는 놈이 있을까요?! 이 자식이 날 골탕 먹이려고 불렀나 봅니다. 결국, 저는 콩수프를 한 모금도 먹지 못하고, 냄새만 실컷 맡았습니다. 여우가 입맛이 없냐며, 저에게 따라 준 수프까지 가져가 모조리 먹더군요. 그때 저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지만, 저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 여우에게 화내지 않고 차분히 말했습니다. “오늘 초대해줘서 너무 고마워. 답례로 이 주 토요일 3시에 내 작업장에 놀러 오겠어? 내가 늦은 점심을 차려줄게.” 여우가 바보같이 껄껄 웃더니, “그럼! 좋지!”라고 답하며 제가 가져간 좋은 술도 혼자 지 목구멍으로 콸콸 집어넣더군요. 물론 제게 술을 따라줬지만, 이놈의 컵은 제 혀에 닫기에는 터무니없이 짧고 납작했어요.
저는 요리를 잘하기로 소문난 두루미라 누구나 제 주방에 오기를 바라요. 그렇지만 두루미날 오후 3시에 오시는 분들은 저의 접대를 한 톨도 받으실 수 없을 거예요. 왜냐면 당신들은 제게 여우 손님이기 때문이죠. 그러니 제가 잘 차린 멋진 음식들을 먹을 생각으로 오신다면 사양하겠어요. 대신 신선하고 새콤달콤 고소한 것들을 제 식탁에 숨겨놓았는데, 당신들이 철저하게 저를 위해 차린 식탁 위에서 어떻게 음식을 만들어 먹는지 지켜봐 드리겠어요. 배가 고프신 분들은 칠판에 적힌 “두루미 장" 목록을 보며 식탁 위의 먹을 것을 찾아보시고, 정 모르겠으면 저를 따라 해보세요. 이것이 저의 마지막 배려입니다. 여우와 두루미의 식탁은 공간이 작고, 여우 놈이 곳곳에 맘대로 자기 작업을 놓았으니, 조심해야해요. 그러니 딱 10분만 초대하도록 할게요. 당신들이 어떻게 어렵게 배를 채울지 상상하는 재미에 매일 매일 고소하고 즐겁습니다. 저를 놀라게 할 있는 여우 손님이 있을까요? 그럼, 토요일 오후 3시에 갤러리팩토리 "여우와 두루미의 식탁"에서 만나요.
예약: galleryfactory@gmail.com (선착순 10명-이름과 연락처)
| 프로그램 진행: 4월 15일 토요일 3시-4시 |
프로그램 진행 중에는 예약자 외에는 전시장 입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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