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전남 고흥의 옛 국립 소록도병원 건물에 조성하는 작은 미술관인 ‘소록도 예술산책’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조성하는 이 미술관은 옛 소록도병원의 감금실과 세탁실로 사용하던 198㎡(60평)규모에 당시 쓰던 세탁기와 오래된 벽돌의 흔적을 고스란히 살린 공간이다. 이곳에는 한센인이 겪은 아픔과 섬의 아름다운 자연을 테마로 한 사진·동양화·설치미술 10여 점이 전시된다.
문체부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을 받아 소록도뿐 아니라 예술 전시와 관람 기회가 변변치 않은 6곳에 작은 미술관을 조성한다. 7월부터 시작된 사업공모와 심사를 통해 경기 동두천·안산, 충남 계룡, 경남 남해, 인천 동구 등을 최종 대상지로 선정했다. 각 미술관은 지역 특성을 살린 기획 전시를 10월 중순부터 시작한다.
경남 남해에 문을 여는 ‘남해 바래길 작은 미술관’은 2011년부터 방치돼 있던 남해군보건소 옛 건물에 자리를 잡았다. 남해의 풍광을 담은 미술 작품이 전시되는 이 미술관은 군에서 조성한 둘레길인 남해바래길 1코스와 가까운 거리에 있어 관광객들을 위한 휴식과 문화공간으로 애용될 전망이다.
오일장에 가듯 즐거운 마음으로 둘러볼 수 있는 미술관도 있다. 충남 계룡시의 ‘미술장날, 장옥 미술관’은 인근 대형마트에 밀려 2005년부터 한번도 장이 서지 않은 계룡 두계시장을 활용한 곳. 여기에 예술 교육을 위한 시설과 미술작품을 거래하는 시장이 들어선다. 경기 동두천시 두드림패션지원센터의 로비도 10월 말 패션과 예술이 접목된 전시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인천과 경기 안산의 미술관에서는 구체적인 주민 참여 프로그램 계획이 나왔다. 최근 인구 감소로 침체를 겪고 있는 인천 동구는 지역의 빈집을 활용해 미술관을 조성한다. 주민들 각자가 추억하는 마을의 옛 모습이 영상과 그림에 담겨 전시된다.
공업지역으로 문화 혜택에서 소외됐던 안산시 상록구 사2동에서는 지역의 초등학생과 주부들이 예술가와 짝을 이뤄 전시를 기획한다. 폐품을 활용해 만든 작품으로 주민센터를 꾸미고 캘리그래피를 통해 마을을 소개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문체부 김미연 사무관은 “미술진흥 중장기계획(2014~2018년)에 따라 올해 6곳의 미술관을 시작으로 앞으로 농촌과 문화 소외지역에 미술관 숫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미술관뿐 아니라 올해초 시작된 작은영화관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작은’ 공간을 지속적으로 기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